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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노래 틀고 “내적댄스만 추세요”…홍대 골목서 기묘한 일

중앙일보

2026.08.05 13:00 2026.08.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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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이 리스너들의 경험·가치를 공유하는 문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아미들은 BTS 없이도 감상실에 모여 음악을 듣고(위 사진), 이승윤의 라이브는 헤드폰으로 듣는다. 전문가들은 “‘취향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민지 기자

음악 감상이 리스너들의 경험·가치를 공유하는 문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아미들은 BTS 없이도 감상실에 모여 음악을 듣고(위 사진), 이승윤의 라이브는 헤드폰으로 듣는다. 전문가들은 “‘취향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최민지 기자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동교동 좁은 골목에 위치한 음악 감상실 ‘틸트’. 다양한 국적의 ‘아미(팬덤명)’ 30여명이 ‘방탄소년단(BTS) 감상 세션’에 참여하기 위해 모였다. 82.6㎡(25평) 남짓한 감상실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곳곳에 12대의 스피커가 설치돼있었다. 김창희 틸트 사장은 착석한 아미들에게 “정밀한 감상을 위해 소음은 내지 말아달라. ‘내적 댄스’만 허용하겠다”고 당부한 뒤 BTS의 앨범 ‘아리랑’을 틀었다. 1번 트랙 ‘보디 투 보디’가 시작되자 묵직한 저음의 진동이 감상실을 가득 메웠다. 관객들은 탄성이 새어나오는 입을 손으로 막은 채 서로 눈을 맞추거나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 감상 방식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팬들은 아티스트 없이도 같은 시간, 공간에 모여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다. 라이브 콘서트를 헤드폰을 끼고 세밀하게 감상한다. 전문가들은 “음악 감상이 단순히 ‘듣는 행위’를 넘어 함께 경험·소통하는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좋은 스피커나 LP판이 설치된 카페, 바 등은 많았지만 이런 곳들에서 음악은 여전히 배경 정도로 밀려나있었다. 반면 이른바 ‘감상실’로 불리는 곳들은 음악이 주인공이다. 김창희 사장은 “클래식, 재즈, K팝 등 장르에 관계 없이 창작자의 의도를 따라 음악에 몰입하기 위해 하루에 100~200명이 틸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후 ‘뉴노멀’이 된 온라인 감상 문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는 지난해 3월부터 멜론·애플뮤직·스포티파이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리스닝 파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리스닝 파티를 통한 음원 조회수는 월 평균 875만건에 달한다. 위버스컴퍼니 관계자는 “가장 스트리밍이 많았던 아티스트는 BTS(7월 기준 누적 조회수 3054만)이며, 3월 말 BTS 컴백 이후 한 달 간 팬들이 개최한 리스닝 파티만 160회 정도”라고 말했다.

페스티벌마저 온라인으로 즐긴다. 지난 11~12일 네이버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에서 생중계 한 DJ 페스티벌 ‘S20(송크란)’의 누적 조회수는 794만110회에 달했다. 지난달 13~14일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역시 조회수가 436만9196회로 집계됐다. 시청자들은 채팅을 통해 함께 공연을 즐기며 현장 못지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리랑TV ‘아임라이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승윤과 헤드폰을 쓰고 감상하는 관객들. [사진 아리랑TV]

아리랑TV ‘아임라이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이승윤과 헤드폰을 쓰고 감상하는 관객들. [사진 아리랑TV]

라이브 공연도 객석과 거리를 좁히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아리랑TV에서 매주 수요일 방송되는 ‘아임 라이브’는 뮤지션과 관객이 1m 남짓한 거리에서 함께 호흡하는 공연 프로그램이다. 가수의 라이브는 오로지 마이크와 연결된 헤드셋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다. 아리랑TV 관계자는 “주변 소음 없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청 신청자는 꾸준히 증가했고 올해는 최고 1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대화 평론가는 “일종의 ‘취향 공동체’를 형성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들”이라며 “각기 취향대로 음악을 듣는 스트리밍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오히려 음악을 함께 듣고 즐기는 경험 자체의 가치가 커졌다”고 말했다. 김도헌 평론가도 “아티스트는 신보에 대한 홍보가,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보니 함께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콘텐트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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