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레버리지(투자 등을 위한 지렛대)’를 적극 활용하는 2030 세대가 혼인율 반등을 이끌고 있지만, 이 역시 일종의 부동산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불안)로 인한 예기치 않은 인식 변화에 불과하단 지적도 있다. 혼인율 반등을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인 상승세에 안착시키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특히 결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40대와 결혼 비용 자체에 큰 부담을 느끼는 20대 후반까지 정책 대상으로 포괄하고, 경제적 지원을 넘어 결혼과 가족 형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더 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결혼 관련 업계나 정책 담당자들에 따르면, 그간 결혼 정책을 설계하는 데 있어 40대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세대란 인식이 많았다고 한다. 미혼 인구가 30대보다 적기 때문에, 30대를 중심으로만 정책을 설계하는 편이 전체 혼인율을 끌어올리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경진 기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흔히 ‘결혼 적령기를 놓쳤다’고 보는 40대들의 미혼율도 정교하게 들여다봐야만 하는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뒤늦게 결혼 의지를 갖게 됐거나 혹은 여러 이유로 혼기를 놓쳐 40대까지 미혼으로 남아있는 이들의 경우 오히려 정책 지원 효과가 더 클 수도 있고, 이들이 끝내 혼인에 실패할 경우 당장 큰 사회적 비용 지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40대의 미혼율은 21.9%에 달한다.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 의사는 있지만 ‘타이밍’을 놓쳐 미혼으로 남게 된 40대 집단이 꽤 있다”며 “이들이 비자발적 미혼으로 남게 됐을 때 추후 고독사, 돌봄 등 사회적 비용이 청구되기에 장기적으로 국가의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40대가 될수록 파트너를 만날 기회를 찾기 쉽지 않다. 지자체에서 주선하는 만남 사업들도 대상 연령이 39세 이하인 게 대다수인 만큼, 40대를 포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7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추계 웨덱스 웨딩 박람회에서 예비 부부들이 전시된 드레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결혼을 위해 필요한 비용 때문에 부담을 가지는 젊은 층이 많은 만큼,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책을 늘려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한국은 IMF 외환위기 이후 초혼 연령이 확 높아진 후 쭉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20대 후반 사이에선 좀 더 완벽한 조건이 갖춰지면 결혼하려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는만큼 이들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출산이나 보육 차원의 지원책을 넘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가격 표준화, 신혼 가전 현물 지원 등 결혼에 대한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인기 유튜브 코미디 채널인 ‘숏박스’와 협업한 콘텐트. 지난 7월에 게시된 이 영상은 현재 약 35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 유튜브
결혼과 가족 형성 자체에 대한 인식 개선도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재정 정책으로 혼인율을 견인하는 것이 한계가 있는 만큼, 긍정적 인식이 더 넓게 자리잡아야 건강한 혼인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결혼과 출산을 마냥 이상화하는 것보단 이를 통해 사회적 고립을 줄이고 정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정부가 문화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