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조만간 한국으로 역이민을 하려고 하는데, 떠나기 전에 자녀에게 재산을 미리 증여해 두면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
▶답= 역이민을 앞둔 미국 시민권자들에게서 자주 받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증여 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갈린다.
미국 증여세는 증여자의 거주지와 국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미국 시민권자나 거주자가 증여하면 연간 공제와 평생 통합 공제를 활용해 상당 부분을 세금 없이 넘길 수 있다. 문제는 역이민 후, 즉 한국 거주자로 신분이 전환된 뒤 증여할 때 생긴다.
한국 세법상 증여세는 증여자와 수증자 중 어느 한쪽이라도 한국 거주자면 원칙적으로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즉 미국 거주자 신분일 때 미리 증여해 두면 한국 증여세를 피할 여지가 있지만, 역이민 후 거주자로 판정된 상태에서 같은 증여를 하면 한국 증여세까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시민권자 박 모 씨가 한국으로 역이민한 뒤 미국에 사는 자녀에게 미국 부동산을 증여했다고 가정하자. 박씨가 한국 거주자로 판정된다면 자녀가 미국에 살고 있더라도 미국 증여세 신고와는 별개로 한국 증여세 신고·납부 의무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간에는 증여세에 관한 조세조약이 없어 두 나라에서 각각 세금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역이민 후에도 미국에 재산을 남겨 둘 계획이라면 신탁 설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증여는 하고 싶지만, 자녀의 이혼이나 채권자 문제 등을 고려하면 재산을 한 번에 온전히 넘기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런 경우 취소불가능신탁(irrevocable trust)을 설립해 지급 시기와 조건, 관리 방식을 미리 설계해 두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된다.
따라서 역이민을 계획 중이라면 증여 시점과 방법, 그리고 신탁 활용 여부까지 출국 전에 전문가와 함께 꼼꼼히 설계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