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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남이 내 절친에 볼뽀뽀”…그 19세女, 10살 사촌 죽였다

중앙일보

2026.08.05 18:06 2026.08.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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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중플 시리즈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꼬꼬무〉〈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28년 차) PD와 장윤정(27년 차) 작가가 함께 이 시리즈를 씁니다. 수십 년의 현장 취재에서 끝내 잊지 못한 사건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장면들을 이제 글로 꺼냅니다. 그들이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지금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1994년 10월 10일. 불과 20일 전 검거된 ‘지존파’사건으로 온 국민이 패닉에 빠져 있던 그때, 부산에서 하교 중이던 열 살 소녀가 실종됐다.

다음 날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 “애를 찾으려면, 두 장 준비하세요. 종이봉투에 넣어서 수요일 두 시 반, ○○극장 관람석에 갖다 놓으세요.” "

‘두 장’. 얼마가 떠오르시는가. 2억? 1994년이니까… 2000만원?

놀랍게도 200만원이었다. 당시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 수준이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곧바로 용의자가 체포됐다. 당시 20세, 재수생. 실종된 아이의 사촌 언니였다. 아이는 그의 집 안방에서 이불 보자기에 싸인 채 발견됐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사망한 후였다. 사인은 질식사.

유흥비를 마련해볼 요량으로 납치를 계획했노라고 그는 자백했다.
“저는 돈만 빼내고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애들’이 우리 얼굴 봤으니, 죽여야 한다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범이 있다고 했다. 공범 중 한 명(여성)이 죽이자고 제안했고, 또 다른 공범(남성)이 차에서 목 졸라 살해했다는 것이다. 공범은 총 세 명.
- A양(20세·대학생). 사촌 언니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절친. 죽이자고 제안.
- B군(23세·직장인). 이 사건의 계획자이자 살인 후 협박 전화를 건 주범.
- C군(23세). B군의 친구. 살해 과정의 조력자.
진술에 따라 공범들이 하나둘 검거됐다. 의아한 건 여전히 몸값 200만원이었다. 공모자가 4명이니 인당 50만원. 50만원 때문에 어린아이를, 그것도 사촌 동생을 유괴·살해했다는 점이 석연치 않았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놀라운 반전이 펼쳐진다.
1995년 부산지법에서 열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 선고 공판 당일. 중앙포토

1995년 부산지법에서 열린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 선고 공판 당일. 중앙포토


11월 21일 열린 첫 공판. 사촌 언니를 제외한 공범 3명은 경찰의 고문에 못 이겨 허위 자백했다고 호소했다. 알리바이가 확실한데도 경찰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 언론이 이들의 범행 전후 동선을 취재했다. 이들의 알리바이 주장은 사실이었다. 사촌 언니가 진술한 범행 모의 및 실행 시간대에 이들은 모두 다른 곳에 있었다.

더 황당한 건 공범 C의 경우였다. 사촌 언니가 맨 처음 공범으로 지목한 사람은 C가 아니라, 사건 당시 의경으로 복무하던 D군이었다. 그런데 D군에게서 알리바이가 확인되자, 경찰이 B군을 폭행해 C를 지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부산 지역 변호사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공범 3명의 진술을 짜맞추기 위해 경찰이 구타와 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공범 3인은 무죄를 받았다.

그런데 강력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았다.
사촌 언니는 대체 왜 죄 없는 다른 3명을 끌어들인 걸까.

(계속)

가장 친한 친구인 A를 공범으로 지목한 사촌 언니. 그의 진술 조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B가 A에게 볼뽀뽀하는 것을 보고 수치스러웠다.”

살인과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이 진술. ‘19세 살인마’는 왜 이런 말을 남겼을까.
더 의미심장한 건 그가 맨 처음 공범으로 지목했던 D(당시 의경 복무)와의 관계였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1004

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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