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병원들의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A) 재계약 포기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된다. 최근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에서 15개의 병원을 운영하는 프로비던스 클리니컬 네트워크가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MA와의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전국적으로는 메이요클리닉을 비롯해 MA 계약을 종료하거나 축소한 대형 병원이 25개나 된다.
병원들의 MA 계약 포기는 가입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병원이나 담당 의사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니어들의 의료 서비스 선택 폭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MA는 민간 보험사가 운영하는 메디케어 플랜이다. 병원 치료와 의사 진료 등 오리지널 메디케어 플랜 외에 치과, 안경 등 다양한 부가 혜택도 제공한다. 편리함과 다양한 서비스로 인해 한인 시니어 가입자도 많다. 그런데 정작 치료해 줄 병원이 줄어든다면 아무리 좋은 플랜이라도 의미가 없어진다.
병원들은 MA를 꺼리는 이유가 보험사의 갑질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나친 ‘사전 승인’ 요구와 낮은 치료비 지급을 꼽고 있다. 또 치료비를 받기 위해 보험사와 수개월씩 실랑이를 벌어야 하는 일도 잦다고 한다. 한마디로 MA 플랜을 취급하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병원들도 그동안 치료비 과다 청구 사례는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고질병으로 불릴 정도다. 터무니없이 비싼 치료비와 약값, 복잡한 구조는 늘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이제 가장 중요한 사회 안전망인 메디케어 분야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메디케어 가입자는 7000만 명이 넘는다. 고령화 시대에 가입자는 더 늘어날 게 뻔하다. 병원과 보험사 간의 힘겨루기만 바라볼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메디케어 시스템이 흔들리면 미국 사회가 불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