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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 3초만에 ‘쾅’ 명중…우크라전 누빈 美해병대 드론, 한국 왔다

중앙일보

2026.08.05 20:08 2026.08.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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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래시(Splash).”

지난 5일 오후 4시 30분쯤 경기 포천 영중면 영평리 로드리게스 사격장에 마련된 훈련 지휘소.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미국 해병대 대원이 무전기에 대고 낮고 짤막하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사격장 내 나무들 사이에서 1인칭시점(FPV) 공격 무인기(드론)이 순식간에 날아올랐다. 드론은 900m 떨어진 표적지를 향해 최대 시속 25㎞로 돌진했다. 붉은 섬광과 함께 “쾅”하는 묵직한 폭음이 들려왔다. 결과는 명중이었다. 공격 명령에서 명중까진 약 3초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미 해병대는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FPV 공격 무인기 실사격 훈련 현장을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한·미 해병대 교류 프로그램(KMEP)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 본토에서 일시 전개한 미 해병대 3사단 7연대 장병들이었다. 유사시 미 해병대가 한반도에 전개했을 때 증원 전력의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한 훈련으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피터 앤크니 주한 미 해병대 부사령관(대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것의 핵심은 연합 대비태세”라며 “미 해병대가 향후 실제 투입될 수도 있는 이곳 한반도의 지형에서 직접 지상을 누비며 이러한 역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 자체가 큰 기회”라고 했다.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훈련은 미 측이 운용하는 FPV 공격 드론을 한반도 산악 지형에서 실전 테스트를 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이날은 최고 기온 섭씨 37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옷깃이 땀으로 흠뻑 젖는 날씨였지만, 대원들은 미동도 없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훈련에는 총 11개의 드론이 투입됐고, 총 6대의 실사격 훈련용 FPV 드론이 목표물에 모두 명중했다.

특히 이날 훈련에 사용된 드론은 쿼드콥터형 자폭 드론 ‘네로스 아처’로, 우크라이나 전장에도 실전 투입된 FPV 드론이다. 현재까지 약 6000대가 납품 됐다고 한다.

이를 고려하면 이날 미 해병대의 훈련은 러우전에서 쓰인 FPV 드론이 한반도의 기후·지형에 유효한 지를 검증한다는 의미도 있다. 북한군은 러시아 파병으로 FPV 드론의 실전 운용법을 습득했는데, 실제 쿠르스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의 FPV 드론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네로스 아처는 표적을 직접 맞추는 ‘히트 투 킬(Hit-to-Kill)’ 방식의 자폭 드론으로 타격 시점까지 드론에 탑재된 카메라를 통해 정밀 유도가 가능하다. 실제 현장에선 단말기를 통해 드론의 관점에서 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 볼 수 있었다.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무엇보다 대당 700만원 안팎의 ‘가성비 무기’다. 최대 사거리 25㎞·최대 시속 130㎞, 탑재중량(페이로드)은 3kg 수준이다. 프로펠러 4개를 쓰며 길이·폭이 30~40㎝ 정도로 백팩 정도 크기에 불과한데도 대전차·대물·대인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대전차 무기는 통상적인 전차 장갑을 기준으로 100㎜를 관통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췄다.

해당 드론은 미 육군과 일본에 주둔 중인 미 해병대가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한미군에 배치되진 않았다. 이와 관련, 앤크니 부사령관은 “미 해병대가 새로운 전력을 보유하게 되면 우리는 이를 한국군 동맹과 공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 “한국군이 새로운 전력을 가지게 되면 우리에게 공유하듯, 우리에게 새로운 전력이 생기면 당연히 한국군과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병대는 보병 소총 분대·소대 편제 무기체계 사거리를 뛰어넘는 20㎞ 밖에서도 원거리 정찰 및 정밀 타격이 가능한 무기 체계로 FPV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미 해병대와 우리 육군 소부대가 운용하는 60㎜·81㎜ 박격포의 사거리는 3~5㎞ 남짓인데, 유도 기능이 있는 FPV 드론은 명중률 측면에서도 박격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실사격 훈련에 쓰인 드론은 미 전쟁부에서 중국산 부품이 거의 없다는 뜻의 ‘블루 무인기(Blue UAS)’ 인증도 받았다고 한다. 현장에 배석한 드론 공급 업체 네로스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산 핵심 부품은 전혀 없으며, 부품은 미국과 아시아 지역 등 여러 곳에서 조달 및 제조를 한다”며 “예를 들어 모터는 대만에서 제조하고 모터 내부의 자석은 일본산을 쓰는 등 완벽히 중국이 배제된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5일 경기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미 해병대의 1인칭시점(FPV) 드론 실사격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일보


이날 훈련지인 포천을 포함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오후 3시로 계획됐던 사격은 안전절차 준수를 위해 1시간 30분 가량 미뤄졌을 뿐 예정대로 진행됐다.

미 해병대 관계자는 “전장의 날씨는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한국 특유의 지형 뿐 아니라 한국 여름의 고온다습함, 겨울의 혹한을 직접 겪어보는 것은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앞서 미 해병대는 지난주 최전방 근접 지역에서 중소형급 무인기 스토커의 비행 훈련을 하다가 육군 1군단과의 소통 문제로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앤크니 부사령관은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언론에 공개된 정보가 전부”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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