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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모로코, 보지냐는 칠레서 새도전… 클럽에서 이어지는 카보베르데 동화

중앙일보

2026.08.0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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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반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프리카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동화는 끝나지 않았다. 사상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32강까지 팀을 이끈 감독과 주축 선수들이 무대를 옮겨 클럽 축구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부비스타 카보베르데 감독. 모로코 클럽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때 모습. 신화=연합뉴스

부비스타 카보베르데 감독. 모로코 클럽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때 모습. 신화=연합뉴스


무명 선수들을 끌어모아 포기할 줄 모르는 끈끈한 팀을 만들어낸 부비스타(56) 감독은 모로코 프로축구 1부 리그의 강호 RS베르칸의 지휘봉을 잡는다. 베르칸 구단은 4일 부비스타 감독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카보베르데 축구협회와 겸직 방안까지 논의되었으나, 협의 끝에 베르칸에서의 새 출발에 전념하기로 했다. 카보베르데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프로젝트의 발전을 위해 보여준 헌신과 기여에 깊이 감사하며 새로운 도전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고별 인사를 건넸다. 2024~2025시즌 구단 역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시즌엔 준우승에 오른 베르칸은 부비스타 감독과 함께 다시 한번 챔피언에 도전한다.

월드컵 무대에서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세계적인 스타로 부상한 40세의 '베테랑 골키퍼' 보지냐(본명 조지마르 조제 에보라 디아스)의 행선지는 칠레 최고 명문 콜로콜로다. 그는 이번 월드컵 4경기에서 18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FIFA 월드컵 공식 드림팀 골키퍼 부문 1위에 올랐다. 대회 전 5만 명에 불과했던 그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가 한 달 만에 29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보지냐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칠레리그 콜로콜로의 새 유니폼을 들고 있는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신화=연합뉴스

칠레리그 콜로콜로의 새 유니폼을 들고 있는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신화=연합뉴스

보지냐의 입단 과정에는 특별한 해프닝도 있었다. 선수 ‘성(姓)’만 유니폼에 표기해야 하는 칠레 리그 규정 탓에 포르투갈어로 '할머니'를 뜻하는 그의 애칭 '보지냐(Vozinha)'를 쓰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어릴 적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보지냐는 애칭 사용을 입단 조건으로 내걸었고, 칠레축구협회(ANFP)는 만장일치로 특례를 허용했다.

수천 명 팬들의 환호 속에 지난 3일 칠레에 입국한 보지냐는 “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며 “늘 마음속으로 빅클럽 선수라고 믿어왔다. 콜로콜로에서 칠레 리그 우승과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르헨티나와 북중미월드컵 32강전 연장전에서 2-2 동점골을 터트린 뒤 관중석에 올라가 여자 친구를 찾고 있는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 북중미월드컵 32강전 연장전에서 2-2 동점골을 터트린 뒤 관중석에 올라가 여자 친구를 찾고 있는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와의 32강전 연장전에서 극적인 2-2 동점골을 터뜨린 뒤 관중석으로 달려가 여자친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눠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은 튀르키예 무대에서 활약한다. 32강전 당시 선보인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은 이번 대회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카브랄은 6개월 간 몸담았던 포르투갈 벤피카를 떠나 터키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트라브존스포르에는 이집트의 영웅 모하메드 살라도 입단해 두 선수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빌 수도 있다.

이해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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