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가 ‘비전제로(Vision Zero)’ 정책의 하나로 시행해 온 교통안전 조치 가운데 차량 속도를 낮추고 보행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시설이 보행자 사상자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전제로’는 교통사고 사망자 없는 도시를 목표로 뉴욕시가 시행 중인 정책이다.
뉴욕시의회가 5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회전하는 차량의 속도를 낮추는 ‘회전차량 감속 조치(Turn Traffic Calming)’가 시행된 곳에서는 보행자 사상자가 27% 감소했다. 이는 시의회가 분석한 9개 비전제로 교통안전 조치 가운데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회전차량 감속 조치는 교차로에 볼라드(bollard·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도로나 인도 경계에 세워 놓는 짧은 기둥)나 연석, 페인트 구역 등을 설치해 차량의 회전 반경을 좁히고 운전자가 천천히 회전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차량이 빠른 속도로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운전자와 보행자가 서로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주거지역 등에 제한속도를 낮추고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저속구역(Neighborhood Slow Zones)’은 보행자 사상자를 21%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차량 신호가 바뀌기 전에 보행자에게 먼저 횡단 시간을 주는 ‘보행자 우선신호(Leading Pedestrian Intervals)’는 13%, 뉴욕시 전역의 제한속도를 낮춘 조치는 10%의 사상자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번 분석은 2015~2021년 사이 비전제로 조치가 시행된 뉴욕시 교차로 9562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의회 데이터팀은 2013~2023년 보행자 부상·사망 자료를 활용해 각 시설이 설치되기 전과 후의 변화를 비교했다.
비전제로는 교통사고 사망은 예방할 수 있다는 원칙 아래 2014년 시작됐다. 시의회는 이번 분석을 통해 비전제로가 전반적으로 보행자 안전을 개선했지만, 조치별 효과에는 상당한 차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주민들이 거주지역 교차로에 설치된 비전제로 시설과 변화를 검색할 수 있는 공개형 인터랙티브 지도도 공개했다. 주민들은 지도를 통해 동네에 어떤 조치가 시행됐는지 확인하고 추가 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
시의회는 올가을 감독 공청회를 열어 이번 분석 결과와 비전제로 정책 전반을 점검하고, 시정부 기관들과 향후 교통안전 투자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