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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오만과 호르무즈 새 항로 합의”…통행료는 아직 논의 중

중앙일보

2026.08.05 23:13 2026.08.0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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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지도.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지도.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새 항로를 합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아직 합의하지 못한 쟁점들도 여럿 남아 있어 이대로 새 항로가 정해질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이란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만과의 순조로운 협상 결과 새로운 해상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대해 양측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원칙과 핵심 합의 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이 현재 최종 검토와 문안 작성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호르무즈해협은 해협 남쪽의 오만 무산담 반도와 해협 북쪽 이란 사이에 위치한 폭이 약 30마일(약 48㎞)에 불과한 좁은 해협이다. 수심은 오만 무산담 반도 부근에서 가장 깊으며, 이란 해안 쪽으로 갈수록 얕아진다. 이에 따라 국제 항행분리제도(TSS)에 따른 주요 입·출항 항로는 주로 오만 영해를 따라 운영돼 왔으며, 선박들은 일부 구간에서만 이란 영해를 이용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합의안은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60일짜리 임시 합의안이다. WSJ이 입수한 합의안 초안에 따르면 앞으로 호르무즈해협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 측과 협의해 이란 쪽 항로를, 해협을 나가는 선박은 오만 측과 협의해 오만 수역 내 항로를 각각 이용해야 한다.

아울러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에 진입하는 선박에 대해 통제권을 얻는다. 페르시아만을 나가는 선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란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통행료나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란과 오만은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와 WSJ에 따르면 이란은 선박 화물 가격의 약 5~7%를 통행료로 요구하고 있다. 오만은 약 3%를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통행료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중동 소식통들은 WSJ에 “이란이 보안 및 수색 구조 비용 충당 명목으로 받는 자발적인 지불금도 막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지나고 있는 선박. AFP=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지나고 있는 선박. AFP=연합뉴스

이번 합의가 성사돼 공식 발표되면 미국과 이란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경제 제재 완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합의 무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WSJ는 “이번 합의가 무산되거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실패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짚었다. 한 중동 소식통은 미 CNN 방송에 “이란과 오만이 오는 7일까지 합의에 도달할 확률은 50대 50”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합의안에 강경파인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측 목소리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합의안의 세부 사항에 대해 IRGC의 최종 승인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레드록 카지노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린 행정부의 감세 정책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레드록 카지노 리조트 앤드 스파에서 열린 행정부의 감세 정책 홍보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추가 협상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바가이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현재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중재국인) 파키스탄 또는 카타르를 방문할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찾아 연설하는 자리에서 “(이란과) 합의를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란과의 협상이 끝내 불발되면 추가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란도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로이터가 5일 중동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은 자국이 다시 미국에 공격당할 경우 걸프국의 역내 핵심 에너지 시설을 보복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친이란 후티 반군은 홍해와 아덴만 해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들을 잇따라 공격했다.



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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