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 광전자와 반도체 산업을 앞세워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 상반기 창페이(長飛)광섬유의 순이익이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가총액은 한때 3000억 위안(약 6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창장(長江)메모리(存儲·YMTC)도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며 기업가치가 1600억 위안(33조92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화궁(華工)테크와 광쉰(光迅)테크도 시가총액 1000억 위안(21조원)대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자본이 우한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쌓아온 탄탄한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광섬유·광케이블의 약 25%가 광밸리에서 생산되며 세계 광전송 장비 역시 4대 중 1대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광밸리에는 1만6000개의 광전자정보 기업이 모여있다.
반세기에 걸쳐 광전자와 반도체 분야를 꾸준히 개척하며 기반을 다져온 우한은 두터운 산업 저력과 완비된 생태계를 바탕으로 '세계의 광밸리'를 향한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제21회 '중국 광밸리' 국제 광전자박람회에 마련된 창페이(長飛)광섬유 전시 구역.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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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3대 호재 맞물려...AI 성장 기회 선점
최근 수년간 글로벌 광통신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AI 응용 확대로 세계 광케이블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77% 급증했으며 2025~2029년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은 2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모듈 분야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북미 시장의 1.6T 광모듈 수요 규모는 2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6년에는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가 300억 달러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광통신 산업이 조 단위 시장가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꼽는다. ▷AI 컴퓨팅 파워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 ▷기술 세대교체 및 전송 속도 업그레이드에 따른 제품 단가 및 총이익률 상승 ▷글로벌 공급사슬 협력을 통한 '기술+비용+공급사슬'의 종합 경쟁력 확보다. 우한 광밸리는 이 같은 산업 혜택을 갖춘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5월 16일 제20회 '중국 광밸리' 국제 광전자박람회에서 광검출기를 살펴보는 관람객.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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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쌓아온 저력...광전자 산업 생태계 구축
광밸리가 오늘날의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반세기에 걸친 한결같은 노력이 있었다.
지난 1976년 봄 우한둥후(東湖) 인근 난왕산(南望山)에서 중국 최초의 석영 광섬유가 탄생했다. 당시 중국은 광통신 산업 기반이 취약해 핵심 부품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 선구자들은 난제 해결에 매진했다. 바로 이 가느다란 유리섬유 한 가닥이 중국 정보산업 혁신의 불씨를 지피며 광통신 기술의 자립을 향한 첫걸음이 됐다.
오랜 노력이 쌓이면서 마침내 큰 결실로 이어졌다. 1976년 중국 최초의 실용 광섬유가 탄생한 데 이어 1991년에는 첫 국가급 하이테크산업개발구로 지정됐고 2001년에는 '중국 광밸리' 건설 승인을 받았다.
이후 2009년 중국 두 번째 국가자주혁신시범구로 지정됐으며 2017년에는 중국(후베이) 자유무역시험구가 출범했다. 광밸리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산업사슬을 형성하고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산업의 태동에서 생태계 형성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우한은 다양한 혁신 조치를 잇달아 도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광밸리에는성급 이상 전문가 400여 명이 모여 있으며 국가급 '전정특신(專精特新, 전문화·정밀화·특색화·참신화)' 기업 196곳을 육성해 중국 하이테크산업개발구 가운데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재와 과학 혁신 역량도 탄탄하게 축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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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 시장 선점 나선 우한, 글로벌 경쟁 주도
미래를 내다본 우한의 장기적인 산업 배치는 이제 6G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6G 시대에 구축될 '공중·우주·지상·해양' 입체 네트워크가 광범위한 가능성을 열면서 광밸리 기업들도 잇달아 시장 선점에 나서 산업 선도에서 글로벌 표준 주도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위성인터넷은 '공중·우주·지상·해양'을 빈틈없이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다. 국제적으로 주파수·궤도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신커(中信科)모바일통신기술회사는 업계 최초로 '5G 체계 호환·6G 시스템 융합'이라는 기술 노선을 제시했다. 이 노선은 위성인터넷 발전을 이끄는 핵심 기술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쑨샤오난(孫曉南) 중신커모바일 회장은 "5G NTN 표준은 이미 국제적인 주류 표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중신커모바일이 이동통신기술표준화기구(3GPP)에서 주도한 표준화 과제 수는 세계 1위"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은 광밸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핵심 단계다. 창페이광섬유는 해외 7개국에 9개 생산기지를 배치하며 '제품 수출'에서 '역량의 해외 확장'으로 도약했다. 광섬유 모재와 광섬유, 광케이블 시장 점유율은 10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화궁테크는 북미와 아시아, 유럽에 7개 주요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제품은 90여 개 국가(지역)에 공급되고 있다.
우한의 산업 구조는 이미 '중국 광밸리'라는 기존의 위상을 넘어섰다. 공심(空芯) 광섬유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세계 AI 데이터 전송을 뒷받침하고 광밸리에서 시작된 6G 공중·우주 네트워크가 광활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여기에 '광밸리 7성'이 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우한은 이제 글로벌 광전자정보 산업 기반 구조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세계 광밸리'를 향한 청사진도 빠르게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