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개정으로 10월부터 검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성폭력 수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건을 재판에 넘기는 공소청 검사가 직접 수사를 못 하게 되면서 사건이 한번 부실 처리될 경우 되돌리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완수사 금지, 지옥문이 열렸다' 긴급 간담회에서 사건 가해자가 경찰 조사를 받는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6일 경찰 수사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선 ‘형소법 시행 이후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종결하면 사건을 바로잡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우려가 쏟아졌다.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드러난 2022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씨 역시 앞서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는 경찰 수사를 바로잡을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개혁위 소속 정영훈 변호사는 “10월2일 공소청 출범 전 입법만 마무리된다면 경찰이 내부종결해도 사건이 자동으로 검찰로 넘어가 이의신청 없이도 한 번 더 검토를 받게 된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개정 형소법은 개별법에서 성폭력 등 7대 범죄를 전건송치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그러나 “초동 경찰 수사가 잘 안 되면 (직접 수사를 못 하는) 공소청 검사도 판단을 잘 못 할 수 있다”며 “전건송치만으로 피해자 권리 보장이 완성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위원들과 지원 단체가 공유했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사 제도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단 점도 지적됐다. 수사가 경찰로 일원화되면서 수사 초기 단계에서 제대로 된 법률적 조력이 없으면 사건 결과를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법무부 검사가 신청을 받고 법무부가 선정하는데, 현장에선 제도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해 실질적 조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국선 변호사 선정을 외부 독립기관에 위탁할지 등을 검토해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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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전문 수사관 확보 등 요구도
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성폭력 상담소협의회-경찰수사개혁위원회 간담회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수사가 부실해지지 않도록 여성·청소년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전문 수사관을 충분히 확보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또 피해자 조사 시 지원 단체나 상담사 등 신뢰관계인 조사 동석이 거부되거나 원활히 허용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2차 피해를 막고 진술을 돕는 핵심 장치지만, 제도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단 비판이다.
피해자 진술 보강 및 녹음 기한이 촉박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트라우마가 있거나 기억이 파편화될 경우 피해자가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어서다. 협의회는 또 “외국인 피해자를 위해 통역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인력과 제도를 정비해달라”고도 했다.
김남준 개혁위원장은 “오늘 논의 내용은 형소법 개정으로 새로 생긴 문제라기보다, 기존 수사·절차상 문제들이 제도 변화 국면에서 다시 부각된 것”이라며 “수사개혁위와 경찰이 이를 제도 개선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