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용률이 코로나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고, 실업률은 상승할 거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2000년 이후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건 2003년, 2009년, 2018년, 2020년 등 4번뿐이다.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서류 접수 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동연구원이 6일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고용률이 62.7%로 지난해(62.9%)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업률은 2.9%로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봤다. 노동연은 “변동 폭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지만, 주로 위기 국면에서 나타났던 두 지표의 동반 악화가 예상된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또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0만3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전망치(21만명)의 반토막 수준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문제다. 노동연은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며 “성장률 상향의 대부분이 고용유발효과가 낮은 반도체에 집중됐지만, 고용 비중이 큰 내수·비반도체 부문의 성장은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이익이 투자와 소비로 이어져 내수·비반도체 산업의 생산과 고용으로 파급되는 건 쉽지 않다고 봤다. 2017~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민간 소비 증가와 고용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면서다. 더구나 이번 호조는 물량보다 단가가 이끌고 있어, 고용 파급도 작을 수밖에 없다고 노동연은 진단했다.
그간 고용률을 견인해 온 고령층 취업자 증가 폭도 둔화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60세 초반 고용률은 감소로 전환했다. 노동연은 “고령층 고용증가가 인구효과와 재정지원 일자리에 더욱 기대게 됐음을 시사한다”며 “그만큼 그 밖의 부문에서 고용을 늘리는 힘은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가뜩이나 고용 회복을 뒷받침할 내수 소비 상황도 녹록지 않다. 고유가·고환율에 이은 7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물가와 이자 부담이 커져서다. 1~5월 누적 실질임금 증가율은 0.3%로 지난해 같은 기간(1.7%)보다 크게 낮아졌다. 임금근로자도 석 달 연속 줄었다.
노동연은 “고용의 추가 위축을 막기 위한 소비 기반 안정화와 청년층이나 60대 초반 등 고용 충격이 큰 집단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청년층은 직업훈련과 결합한 일자리 제공 방안을 모색하고, 60대 초반은 주된 일자리에서의 계속 고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