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26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분야별 상담 부스가 차려져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고용 증가세는 빠르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 취업자는 44개월 연속 감소하며 고용 부진이 이어졌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전망도 기존 21만명에서 10만3000명으로 절반 이상 낮췄다.
한국노동연구원은 6일 ‘2026년 상반기 노동시장 평가와 하반기 노동시장 전망’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8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폭의 절반 수준이다. 분기별로는 1분기 18만3000명에서 2분기 3만2000명으로 증가폭이 급감했다. 5월에는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4만명 감소했다.
15~64세 고용률도 4월부터 상승세가 멈췄고 5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실업자는 3만명, 비경제활동인구는 10만9000명 각각 증가했다. 고용률은 0.1%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0.1%포인트 올랐다.
노동연구원은 “취업자 증가 둔화와 실업 증가, 노동시장 이탈 확대가 겹친 만큼 상반기 고용이 지난해보다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20대 고용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포인트 하락해 전 연령대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 6월까지 44개월 연속 감소했고, 고용률도 26개월 연속 하락했다.
청년 신규 취업자 감소도 뚜렷했다. 근속기간 3개월 이하인 청년 취업자가 크게 줄었고 신규 졸업자의 고용률 하락폭도 청년층 전체 평균보다 컸다.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단계부터 고용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고학력 청년층에서도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초대졸과 대졸 이상 2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규 취업자는 감소했다. 노동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하는 청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용의 질을 보여주는 상용직 증가세도 둔화했다. 상반기 상용직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5월 상용직 취업자는 1999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자영업자 등을 포함한 비임금근로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반기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3분의 2를 비임금근로자가 차지했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비임금근로자가 취업자 증가를 주도한 것은 처음이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취업자가 30만명 늘었지만 증가분이 일부 업종에 집중됐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 24만2000명이 증가한 반면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8만8000명 감소했다. 공공행정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도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2000명 감소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늘었지만 고용 회복으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반도체의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데다 최근 수출 증가 역시 상당 부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은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 전망을 기존 21만명에서 10만3000명으로 낮췄다. 하반기 취업자 증가폭도 9만8000명으로 상반기보다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고용률은 62.7%, 실업률은 2.9%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연간 고용률은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6년 만에 처음 하락한다. 고용률 하락과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2000년 이후 다섯 번째다.
노동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3% 안팎으로 높아지더라도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에 성장세가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노동연구원은 “고용이 성장에 둔감해진 것이 아니라, 고용과 연계된 성장이 부진한 것”이라며 “하반기 고용 개선 여부는 전체 경제성장률보다 내수와 비반도체 부문의 실질적인 회복에 좌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민간소비 부진도 고용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노동연구원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 지연이 임금과 경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경험과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기업의 신규 채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