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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신 한국것 쓰게해야”…미·중 갈등이 벌어준 韓 골든타임

중앙일보

2026.08.06 13:00 2026.08.0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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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년 기준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경쟁우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중앙포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년 기준 한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과 일본에 비해 경쟁우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중앙포토

반도체를 제외하면 제조업 중에 한국이 중국에 확실하게 앞선 분야는 손에 꼽을 정도다. 범용 제품을 더 싸게 만드는 방식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심지어 조선·배터리 등 한국의 경쟁력이 높은 산업에서도 중국과 세계 1·2위를 다투는 양상이 굳어지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생산 규모와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가 2019년과 2024년 5대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자동차·기계·철강·화학공업의 경쟁력을 비교해보니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4개 분야에서 중국보다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 기회”라고 말한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과 유럽이 주요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면서, 중국에 밀린 K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할 ‘골든타임’이 열렸다는 것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중국 대신 한국’ 대체 공급자 돼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것은 미·중 갈등이 벌어준 시간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중국을 앞설 필요는 없다”며 “세계 시장에서 ‘중국 제품을 쓰지 않는다면 한국 제품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방산·자동차·배터리·전력기기처럼 안보 및 공급망과 연계한 산업에서 한국이 대체 공급자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단순히 반사이익만 노려서는 안 된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 중국이 장악한 범용제품 경쟁에서 벗어나 제품과 공정을 고부가·특수영역으로 전환하는 데 이 골든타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지 연구위원은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경쟁력과 공급망을 보완해야 한다”며 “업종 전체가 활용할 인공지능(AI)·로봇 플랫폼과 저탄소 공정기술을 민·관이 공동 개발하는 ‘미션 지향적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4년 12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야드 1도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동시 건조하는 모습. LNG운반선은 한국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 분야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2024년 12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야드 1도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동시 건조하는 모습. LNG운반선은 한국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조업 분야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업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봐야

제조업을 개별 기업의 사업 수익성을 넘어 국가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제언도 의미심장하다. 조선·전력·철강·통신·방산 등은 단순한 수출산업이 아니라 국가 기능을 유지하는 기반 산업이다. 특히 원유와 철광석 등 주요 자원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은 해상 물류가 끊기면 산업과 국민 생활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은 조선과 해운을 안보·공급망 산업으로 보고 정부가 산업 재건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상업적으로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불황기에 수익성만 보고 산업과 인력을 줄이면 다음 호황기나 국가적 위기에 대응할 능력을 잃는다”고 말했다.



남윤서.석경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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