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보라(31)씨는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은 지 1년이 넘었다. 러닝을 시작하면서 당분이 높은 음료 대신 두유같은 단백질 음료를 마신다. 이씨는 “예전에는 두유 맛이 심심했는데 요즘은 다양한 맛이 나와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고 했다.
5년 전 사업을 접고 은퇴한 박치규(75)씨도 아침 식사로 단백질 음료와 약간의 과일을 먹는다. 최근 부쩍 근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 단백질 섭취에 신경 쓰고 있는데 고기는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고 매 끼니 먹기에도 부담스러워서다. 박씨는 “상온에 둬도 되니 박스로 산 뒤 일주일 치씩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마신다. 보관도, 섭취도 간편해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GS25 매장을 찾은 손님이 단백질 음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즐겁고 편리하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플레저’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 음료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원에서 올해 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닥터유PRO 단백질드링크’는 2024년 출시 이후 2년 만에 1000만병이 팔렸다. 지난 1~4월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다.
단백질 음료의 주요 소비층은 2030세대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운동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몸을 챙기는 데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이 찾는다. 여기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을 챙기려는 노년층 수요가 늘어났다. 단백질은 근육 유지와 면역 기능, 신진대사에 꼭 필요한데 이를 간편하게 음료로 섭취하려는 것이다.
김지윤 기자
매일유업이 최근 출시한 ‘상하목장 콩물두유’는 특등급 햇 서리태(수확 1년 이내)를 전통 맷돌 방식으로 껍질째 갈고 유화제·향료 같은 인위적인 첨가물 대신 쑥·팥을 활용했다. 원재료 품질을 높이고 인위적인 첨가물을 최소화하면서 영양 성분 보존을 위해 제조 방식도 바꿨다. CJ제일제당도 최근 고대 밀인 파로로 만든 ‘파로 두유’, ‘아몬드 두유’ 등을 내놨다.
먹기 편해지고 맛도 좋아졌다. 이전까지 단백질 음료는 분말을 물에 타 먹는 방식이 많아 가루가 뭉치고 용기가 필요해 번거로웠다. 최근 인기를 끄는 단백질 음료는 액상형이라 일반 음료처럼 마실 수 있다. 국내 대표 단백질 음료인 ‘셀렉스’의 경우 복숭아 아이스티 맛부터 초콜릿·코코넛·딸기초코·바나나·모카 등 15가지 맛이 있다.
특등급 햇 서리태(수확 1년 이내)를 전통 맷돌 방식으로 껍질째 갈고 유화제·향료 같은 인위적인 첨가물 대신 쑥·팥을 활용한 '상하목장 콩물두유'. 사진 매일유업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음료 종류는 2020년 3종에서 현재 50종으로 대폭 늘었다. 이 기간 단백질 음료 매출은 15배 증가했다. 엄유현 GS리테일 음용식품팀 담당은 “일상에서 간편하게 건강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단백질 음료 매출이 바나나우유 매출을 제치고 편의점 대표 음료로 부상할 만큼 인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