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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대통령의 절세

Chicago

2026.08.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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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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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세금보고서가 공개되었을 때 미국인들이 가장 놀란 것은 그의 소득 때문이 아니라 손실액 때문이었다. 1995년 트럼프는 약 9억1,600만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손실을 신고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1조 원이 훌쩍 넘는다. 그렇다고 그가 그해 통장에서 1조 원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다. 부동산과 카지노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감가상각, 부채와 각종 세법상 공제가 복잡하게 반영된 숫자였다.
 
미국 세법에는 사업상 손실이 소득보다 크면 그 손실을 다른 연도의 소득과 상계할 수 있는 Net Operating Loss, 즉 순영업손실 제도가 있다. 사업을 하다가 큰 손실을 보았으니, 다음 해에 다시 돈을 벌더라도 과거 손실을 먼저 메우고 난 뒤에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트럼프에게는 1995년의 손실액수가 워낙 커서 그는 그 후로 여러 해 동안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고,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과 그다음 해에는 각각 750달러의 연방소득세만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퇴임 후 강연료와 저서 인세로 막대한 소득을 올리는 동시에 클린턴재단을 운영한다. 재단은 국제보건, 개발지원과 같은 공익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외국 정부와 기업에서 받는 기부금, 클린턴 부부의 유료 강연 및 개인 사업까지 지나치게 얽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인이 받은 돈은 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재단에 들어오는 돈은 비과세다. 개인이 여행을 가면 비용 공제가 안되지만, 재단이 비행기나 출장비를 지출했다면 재단의 목적을 위한 정당한 출장비용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실제로는 자신의 개인 소득과 사적인 지출을 비영리단체의 수입과 지출로 처리해서 세금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한때 자신이 소유한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 소득세를 낯추고자 당시에 다른 소득이 없던 자신의 자식들에게 건물임대법인이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자신과 가족 전체의 세금액을 줄이고자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었다. 일을 하지 않는 자녀에게 과도한 급여를 지급하면 필요경비가 부인되거나 사실상 증여로 판단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고국의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약 28년 동안 보유했던 경기도 분당의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졌다. 매매계약은 2026년 7월 14일 체결되었고, 이틀 뒤 소유권이 이전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매매대금의 지급 방식이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소유권을 넘기면서 매수자를 상대로 약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수인이 매매대금 전액을 즉시 지급하지 못하자, 파는 사람이 잔금 일부를 사실상 빌려주고 집부터 넘겨준 것이다. 미국에서 말하는 소위 Owner’s Financing, 즉 매도인 금융이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거래다. 하지만 이 거래가 주목 받은 이유는 한국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이다.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고액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잔금 일부를 빌려주는 형태의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다. 고가주택보유자들에게 세금폭탄을 내려 저소득자들에게 도파민을 선사하고자, 자신부터 먼저 무주택자가 되고자 아파트 판매를 서두른 모양새다. 대통령은 자신이 무주택자인지 다주택자인 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자신의 형편에 맞는 집을 자유롭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 시급한 책무일 것이다. (변호사,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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