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 ‘네다바이’라는 말은 ‘남을 교묘하게 속여 금품을 빼앗는 짓’, 즉 길거리 사기 수법이라 정의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짓을 하는 범죄자를 ‘네다바이꾼’이라 부른다.
최근 LA와 인근 지역 대형 마트, 극장, 심지어 교회 주변에서까지 네다바이꾼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표적은 아시아계, 그중에서도 방어 능력이 취약한 시니어 들이다.
미국 생활 50년이 넘은 칠순의 친구는 백발에 긴 수염의 멋스러운 외모다. 그는 굵직한 금목걸이와 금팔찌를 착용하고 고급 차를 타고 다닌다. 네다바이꾼들의 ‘먹잇감 1순위’로 꼽히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그는 얼마 전 롤랜드하이츠의 한 한인 마켓 주차장에서 네다바이 사건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 쇼핑을 마치고 차로 향하던 친구에게 아랍계로 보이는 낯선 남녀가 반갑게 다가왔다고 한다. 그러더니 남자는 다짜고짜 ‘선물’이라며 큼직한 반지를 친구의 손가락에 반강제로 끼워주더니, 친구의 금팔찌를 가리키며 “멋지다”는 말을 연발했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팔찌를 낚아채려 했다. 놀란 친구가 반사적으로 재빨리 손을 피하면서 남자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자 이번에 옆에 있던 여성이 다가와 굵직한 금목걸이를 친구의 목에 걸어주며 원래 차고 있던 목걸이를 가로채려 했다.
연달아 벌어진 소동에 친구는 말로만 듣던 ‘네다바이’임을 직감했다. 평소 임기응변에 능했던 친구는 그들을 향해 대뜸 소리쳤다. “내 팔찌하고 목걸이 다 가짜야!” 예상치 못한 ‘가짜’라는 말에 네다바이꾼들은 당황했다. 자신들이 미끼로 던졌던 가짜 반지와 목걸이까지 남겨둔 채 줄행랑을 쳤다. 결국 ‘네다바이꾼을 네다바이 한'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친구의 순간적인 판단력과 기지가 없었다면, 꼼짝없이 귀중품을 빼앗길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웃음이 나오는 일화지만 피해는 속속 발생하고 있다. 길거리나 주차장 등에서 이들의 ‘말 걸기 수법’에 순식간에 당한다는 것이다.
네다바이꾼들은 “축복을 해주겠다”, “목걸이가 너무 예쁘다”며 접근하거나, 혹은 “가족이 아파서 도움이 필요하다”며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령자들은 신체적·심리적 방어 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자칫 부상 우려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외출 시 눈에 띄는 귀금속 착용을 자제하는 것, 그리고 마켓이나 은행 주차장에서 주변 차량과 낯선 사람을 늘 경계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