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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꿈’ 다시 통할까…스페이스X, 락업 첫 고비 넘고 AI 투자 시험대

중앙일보

2026.08.06 21:51 2026.08.0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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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열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화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에서 열린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 행사에서 화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의 ‘자금 블랙홀’로 주목받았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상장 후 첫 시험대에 올랐다.

스페이스X는 4일(현지시간) 예상치를 웃도는 첫 실적 발표에도 다음 날 주가가 급락해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6일 하루 만에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당초 이날 기존 주주의 보호예수(락업) 해제가 예정돼 추가 하락이 예상됐지만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앞으로 향방은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금 회수와 수급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이스X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6.1% 오른 114.92달러에 마감했다. 5일 13.61%(108.27달러) 급락하며 상장 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하루 만에 낙폭의 절반가량을 만회했다. 그러나 공모가(135달러)보다 약 15% 낮고, 상장 직후 기록한 225달러대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반 토막 수준이다.

이날 락업 해제 물량은 임직원과 초기 투자자가 보유한 약 9억1200만주에 달한다. 기존 유통 주식(6억3900만주)을 웃도는 물량이 새롭게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나 우려했던 ‘매물 폭탄’은 나오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의 꿈’(장기 비전)을 믿는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가 주가를 떠받쳤다고 분석했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기록된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스페이스X 비중이 전체 투자자산의 75%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갈리 러셀은 WSJ에 “내가 화성에 가고 손주들이 우주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그 비전은 값을 매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X)에도 최근 주가 하락을 “미친(insane) 매수 기회”라고 표현했고, 이에 머스크도 댓글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4일 공개된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2분기 매출은 78억14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69억3000만 달러)를 웃돌며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고, 순손실도 5억4100만 달러로 예상치(21억 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설비투자(Capex)가 183억7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6배 늘었고, 이 가운데 86%가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에 집중됐다. 회사가 “3·4분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AI 투자 부담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스티브 웨슬리 웨슬리그룹 창업자는 CNBC에 실적 발표 뒤 주가 급락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가 얼마나 빨리 성장할 수 있는지, 수익성을 확보하기 전까지 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갈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2027년 말까지 컴퓨팅 용량을 10GW 가깝게 늘리겠다”며 “2030년 연 매출 1조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투자는 1년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도 실적 발표 뒤 장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유지하거나 높였다.

다행히 개인 투자자의 저가 매수로 주가 추가 급락은 피했지만 락업 리스크가 마무리된 건 아니다. 추가 물량이 단계적으로 또 풀려서다. 로이터에 따르면 12월 8일까지 락업 해제로 거래 가능한 주식 수는 전체 지분의 40%까지 증가한다. 머스크의 지분을 포함한 나머지 60%는 2027년 중반까지 거래가 제한된다.

AI 투자 규모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현금 흐름과 자금조달 부담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박준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성장은 증명됐지만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핵심은 투자금 회수 역량”이라며 “본격적으로 락업 물량이 풀리면 12월까지 주가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기현 키움증권 연구원도 “단기 주가를 좌우할 변수는 실적보다 수급”이라며 “추가 매물이 시장에 큰 충격 없이 소화되는지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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