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구금시설 확장 등에 사용 가능 ICE와 협력하는 프로그램 참여 주들에만 제공 “치안 예산 빌미로 이민단속 참여 강요” 비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당국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협조하는 주·로컬정부에만 최대 3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법무부는 최근 '전국 이민 관련 재정적자 보전 프로그램(BIDEN Program)'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경찰관과 교정·수사 인력을 채용하거나 장비와 첨단기술을 구입하고, 불법체류자 임시 구금시설을 신축·확장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이다. 2028년 9월까지 총 3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프로그램 명칭인 'BIDEN'은 'Bridging Immigration-Related Deficits Experienced Nationwide'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법무부는 해당 프로그램이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이민정책으로 로컬정부가 부담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청 기관이 바이든 행정부 정책 때문에 실제로 재정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는 없다.
지원금을 받기 위한 핵심 조건은 연방 이민단속에 대한 전면적인 협조다. 로컬정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협력하는 '287(g)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교육을 받은 로컬 경찰과 교정 당국이 불법체류자를 식별하고 체포하거나, ICE가 해당 이민자를 데려갈 때까지 지역 구치소에 계속 구금할 수 있다. 국토안보부(DHS) 태스크포스나 법무부의 갱단·마약·인신매매 단속에도 참여해야 한다.
법무부는 첫 30일 동안 전국에서 181건의 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뉴저지주처럼 로컬정부의 287(g)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한 주는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민단속 협력을 제한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들도 지원금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이민자 권익단체들은 연방정부가 "치안 예산을 지렛대로 로컬정부에 이민단속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컬 경찰이 이민 단속에 나서면 이민자들이 범죄 피해를 당해도 경찰에 신고하기를 꺼려 지역사회의 신뢰와 공공안전이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더욱이 보조금을 받은 지역은 향후 범죄나 시위 대응을 이유로 연방요원이 대규모 투입될 경우 관련 비용을 연방정부에 상환해야 한다. 이에 이번 지원책은 일반적인 치안 보조금이라기보다 로컬 경찰을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단속 체계에 끌어들이기 위한 재정적 유인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