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지난 5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양산을 쓴 시민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실내에만 머무를 때도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까. 창가에 오래 머물거나 자동차·버스로 통근하는 시간이 길다면 바르는 편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피부 깊숙이 침투하는 자외선 A(UVA)는 흐린 날에도 지표면에 도달하고 창문도 상당 부분 통과해서다.
국내 피부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를 보면 2024년 피부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3만6000명으로 5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오랜 기간 자외선에 노출된 사람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우진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자외선 노출과 피부암에 대해 정리했다.
코에 발생한 6mm 크기의 기저세포암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A와 자외선 B(UVB)로 나뉜다. UVB는 짧은 시간에도 피부를 붉게 만드는 일광화상의 주범이다. UV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콜라겐을 손상시키고 피부 노화와 색소침착을 일으킨다. 햇빛이 강하지 않은 흐린 날이나 실내 창가에서도 UVA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노출이 수년에서 수십 년간 반복되면 피부세포의 DNA 손상이 쌓인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 같은 비흑색종 피부암뿐 아니라 악성흑색종 발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랫동안 있던 점의 색이 진해지거나 크기가 커지기도 한다. 대부분은 양성 변화지만 일부는 악성흑색종으로 진행하는 신호일 수 있다.
실내에 머물더라도 창가에서 일하거나 통근 시간이 길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상생활에는 SPF30·PA++ 이상, 장시간 야외활동에는 SPF50·PA+++ 이상 제품이 권장된다. 충분한 양을 외출 30분 전에 바르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야외활동이 길어지면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아침에 한 번 바른 차단제의 효과가 온종일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피부암 환자가 늘면서 몸에 난 점이 피부암은 아닐까 고민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몸에 있는 점은 ‘ABCDE 법칙’으로 주의깊게 살펴보면 된다. 점을 반으로 나눴을 때 양쪽 모양이 다른 비대칭성(A), 흐릿하거나 들쭉날쭉한 경계(B), 한 점 안에 갈색·검은색·붉은색·흰색 등 여러 색이 섞인 경우(C), 지름 6㎜ 이상인 경우(D), 최근 몇 달 사이 크기·모양·색이 변하거나 가렵고 피가 나는 경우(E)다. 하나라도 해당하면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게 좋다. 특히 최근의 변화를 뜻하는 ‘E’가 가장 중요한 신호다.
위험한 점을 가려내는 ABCDE 법칙
동양인은 햇빛을 잘 받지 않는 손·발바닥이나 손·발톱 밑에 생기는 말단흑색종의 발생 빈도가 비교적 높다. 한 달에 한 번 샤워 뒤 전신의 점을 확인하고 등이나 두피처럼 혼자 보기 어려운 곳은 가족이나 휴대전화 카메라를 활용하면 좋다. 새로 생겼거나 변한 점을 사진으로 남겨두면 이전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
발바닥에 발생한 말단흑자흑색종
또, 점을 빼면 그 자리에 암이 생긴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의심스러운 점을 미용 목적으로 바로 제거하면 조직검사를 하지 못해 악성 변화를 놓칠 수 있다. 모양이 수상한 점은 피부과에서 진료받고 필요하면 외과적으로 절제해 조직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