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플레이션' 탓, 연애도 사치… 한국 인기 소개팅 방식 애틀랜타 상륙 둘루스 카페서 남녀 12명 모여 10분씩 대화하며 이성 6명 만나 “두 커플 매칭 성공…기대 이상”
지난달 31일 로테이션 소개팅이 처음 열린 둘루스 다운타운 한 카페. 참석자들 도착 전 진행자가 행사 준비 차원에서 장소를 점검했다. [The Rotation ATL 제공]
애틀랜타에서 술을 마시며 영화 데이트를 즐기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핀테크기업 머니라이언에 따르면 평균 240달러가 든다. 지난 6월 기준 2인 저녁 식사(95달러)에 맥주 2잔, 왕복 택시비, 영화표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에 이어 전국 13번째로 비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몬트리올은행(BMO) 통계를 인용, 지난달 전국 평균 데이트 비용이 189달러라고 전했다.
데이트 비용 부담으로 인해 청년층이 연애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에서 효율성과 가성비가 높다는 이유로 인기를 끈 ‘로테이션 소개팅’이 애틀랜타에서도 처음 열렸다. 소정의 참가비만 내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명의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다대다 미팅으로, 사전에 주최 측이 나이, 직업, 거주지 등의 인적사항을 검증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주최자에게 미리 재직(재학)증명서 등의 증빙 서류까지 제출한다. 한국에서 바쁜 회사원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 및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 수십 곳에서 매주 많게는 남녀 40명이 한 자리에 모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저녁 7시 둘루스 다운타운 한 카페에서 1988~1996년생 30대 남녀 12명이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지난 한 달간 행사 신청서를 써낸 30명의 지원자에서 추려진 인원이다. 참가비는 남성 85달러, 여성 65달러. 남성 기준 한 명을 만나는 데 14달러를 쓴 셈이다. 대화 시간은 총 10분. 10분이 지나면 자리를 옮겨 다른 이성과 새로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3명의 이성을 만난 뒤 어색함을 덜고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을 겸한 쉬는 시간이 한 번 주어진다. 6번의 이동이 끝나면 소개팅이 종료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조재성(27)씨는 4일 “애틀랜타에서 처음 시도된 모임이었는데 최종 두 커플이 짝으로 매칭됐다”며 “기대한 것보다 성공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2년 전 조지아주에 이주한 뒤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던 개인 경험에 착안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빠른 속도는 강점이자 단점이다. 불특정 다수를 짧게 반복해 만나다 보니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기엔 역부족이라는 뒷애기가 나온다. 한 참가자는 “오랜만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들과 특별한 경험을 한 데 만족한다”고 체험에 의미를 뒀다.
데이트플레이션(dateflation, 데이트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으로 연애를 줄이거나 꺼리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새로운 연애 풍속도가 확산되고 있다. 포춘지는 “재정적 이유로, 또는 자기계발에 집중하기 위해 연애를 피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데이팅 앱들이 30세 미만 이용자를 사로잡기 위해 산책, 커피숍 등 저렴한 데이트 선택지를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 딜다 BMO 미국 소비자 전략 총괄 역시 “데이트 지출이 물가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계든 첫 데이트든 사랑이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