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임금 38% 올랐는데...실질 소득증가는 6%뿐

Los Angeles

2026.08.09 20:00 2026.08.09 01:1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7년간 30% 뛴 물가, 급여 인상분 80% 잠식
100개 직종 중 4분의 1은 오히려 수입 감소
부동산·HR·식당 종사자만 15%대 증가 효과
팬데믹 이후 국내 근로자들의 임금은 40여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지만, 치솟은 물가가 소득 인상의 대부분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여는 크게 늘었지만, 물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 실제 구매력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CBS뉴스가 연방센서스국과 노동통계국(BL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 정규직 근로자 중간 주급은 1250달러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908달러보다 342달러(3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30% 상승해 임금 인상분의 약 80%를 잠식했다.
 
결국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은 주당 평균 약 70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7년 동안 실질임금 상승률은 5.9%, 연평균으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다.  
 
특히 2022년은 임금과 물가 상승률이 거의 같은 수준까지 접근했다. 당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9%를 기록하며 198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많은 근로자의 임금 인상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 직종별로는 일부 희비가 엇갈렸다.
 
조사 대상 100개 직종 가운데 절반 정도는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인상을 기록했지만, 4분의 1은 물가 수준에 머물렀고 나머지 4분의 1은 실질임금이 오히려 감소했다.
 
가장 높은 실질임금 상승률을 기록한 직종은 부동산·주택관리협회(HOA) 관리자와 교도관 및 교정시설 직원으로 각각 15.9% 상승했다. 이어 인사(HR) 담당자(15.6%), 개인 돌봄 서비스 종사자(15.4%), 식품 준비 종사자와 웨이터·웨이트리스(각 15.4%)가 뒤를 이었다. 〈표 참조〉  
.

.

.

.

 
실무 간호사(LPN·LVN)는 12.9%, 일반 사무직은 12.8%, 보육교사와 호텔 객실 청소원도 각각 12.2%의 실질임금 상승을 기록했다. 경찰관 역시 9.7% 올라 물가 상승을 웃돌았다.
 
특히 저임금 직종의 임금 상승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하위 10%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9.4% 상승했지만, 상위 25% 고소득층은 2.6% 상승에 그쳤다. 소득이 낮을수록 임금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의미다.
 
반면 교육 분야는 부진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의 실질임금은 약 5% 감소했고, 고등학교 교사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구매력이 떨어졌다. 우편배달원도 실질임금이 약 10% 감소했다. 국내 우정국 노조가 올해 초 연평균 1.3%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거부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슷한 연봉을 받는 직종 사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연봉이 모두 약 8만 달러 수준인 간호사와 경찰관을 비교하면, 경찰관의 실질임금은 약 10% 증가했지만 정규 간호사(RN)의 실질임금은 물가를 반영하면 거의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외식업 종사자의 임금 상승은 팁 문화의 영향도 컸다. 식당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음식값의 일정 비율을 받는 팁도 함께 증가해 웨이터와 웨이트리스의 실질소득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노동시장의 복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팬데믹 이후 임금 상승 속도 자체는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빨랐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상당 부분 상쇄되면서 가계가 체감하는 생활 수준 개선은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실질임금은 여전히 과거보다 나은 성과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2026년까지의 5.9% 실질임금 상승률은 1979년 이후 대부분의 7년간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1979년 이후 10년 동안에는 실질임금이 3.6% 감소했고, 1990년대에도 증가율은 0.3%에 불과했다.
 
결국 근로자들은 역사적으로 빠른 임금 인상을 경험했지만, 동시에 수십 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그 혜택 대부분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물가 안정이 지속될 경우에만 최근의 임금 상승이 실질적인 생활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인성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