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CT·MRI를 반복 촬영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의료진이 환자의 검사 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10일 ‘적정의료이용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어 전산화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검사를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항목으로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원회에서 심의한 항목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요양급여내역 확인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이 시스템은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새롭게 구축되는 시스템으로, 오는 12월 24일부터 운영된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환자가 언제, 어느 병원에서 CTㆍMRI를 촬영했는지 검사 전에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실제 CT·MRI 영상이나 판독 결과까지 공유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촬영 여부와 시점을 의료진에게 알려 기존 검사 결과를 확인하거나 추가 촬영이 필요한지 판단하도록 한다.
환자 상태가 달라졌거나 수술을 앞두고 새 영상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의료진이 다시 촬영할 수 있다. 심평원은 "의료진이 환자의 검사 이력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의학적 필요성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불필요한 중복 촬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청한 위원회 관계자는 “환자가 언제, 어디서 CT와 MRI를 찍었다는 내용이 실시간으로 뜨게 되고, 의사들이 그걸 보고 추가 촬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검사 이력 정보만 공유 할 뿐, 의료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횟수 제한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심평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CT 촬영 후 같은 질병으로 30일 안에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94만4172명 가운데 26.8%인 25만3438명이 CT를 다시 찍었다. MRI도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22만4894명 중 13.8%인 3만944명이 재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청구된 건보 급여비는 CT 491억5200만원, MRI 159억원 등 총 650억5200만원이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CT·MRI 중복검사로 건보 재정이 낭비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건강보험이 지원되는 검사를 3개월 안에 의료기관끼리 공유하도록 의무화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정은경 복지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복지부는 검사 이력 확인과 함께 다른 병원에서 촬영한 영상과 판독 결과를 공유하는 전산 시스템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또 기존 영상을 다른 병원 의료진이 다시 판독할 때 주는 보상을 확대하고, CT·MRI 장비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CT 검사 횟수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