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주의 페어뱅크스 국립기상청(NWS)은 지난 7월 초 주 북부 지역에 폭염 주의보를 발령했었다. 당시 북극 평원 지역(우미앗, 프랭클린 블러프스, 사그원 및 달튼 하이웨이 일부 구간)은 화씨 80도(섭씨 약 27도), 유콘 플랫츠 지역은 화씨 85도(섭씨 약 29도)까지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다. 이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추운 주거지 가운데 하나인만큼 주민들은 더위에 익숙하지 않아 고통스러웠다.
우미앗은 한겨울 평균 최고 기온도 화씨 -10도(섭씨 -23도) 정도일 정도로 추운 곳으로, 최저 기온은 화씨 -20도(섭씨 -29도)까지 내려간다. 여름철 최고 기온은 보통 화씨 50도 후반에서 60도 초반(섭씨 14~16도)을 기록하는 지역이다.
몇 년 전 시베리아 지역에서도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시베리아는 알래스카와 위도가 비슷한 지역으로 당시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에 육박했었다.
알래스카에서 폭염 주의보는 최근에야 도입된 경보 시스템이다. 기상청은 2025년 페어뱅크스 지역 등의 이례적인 고온 현상을 알릴 때 기존의 ‘특별 기상 발표’라는 표현 대신, 처음으로 ‘폭염 주의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과학자들은 알래스카 북부와 북극 전역에서 급격한 기후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방 농무부 산하 ‘북서부 기후 허브’에 따르면, 알래스카는 지구 평균보다 2~3배나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노스 슬로프(툰드라) 지역의 기온은 1971년 이후 화씨 6도(섭씨 약 3.3도)나 상승했다. 기온 상승이 빙하 축소, 해빙(바다 얼음) 감소, 영구동토층의 융해, 그리고 주 전역에서 발생하는 폭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에 위치한 광활한 저지대인 북극 해안 평원은 온난화에 특히 취약하다. 이 지역 지반은 기온 상승 시 녹거나 침식되기 쉬운 얼음층과 영구동토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과학자들은 이 지역의 동토층 변화가 생태계는 물론 호수와 습지에 등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알래스카 북부의 가장 심각한 현상은 영구동토층의 급격한 융해다. 지반이 녹으면서 땅이 꺼지는 현상(지반 침하)이 발생해 도로, 건물, 활주로 및 기타 기반 시설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어뱅크스 인근 도로는 동토층의 융해로 도로가 물결처럼 출렁이는 모습이다. 도로 공사로 인해 발생한 열이 지하부로 침투되어 동토층이 융해되어 생긴 현상이다.
2025년 USGS 보고서에 따르면, 영구동토층 해빙, 지반 침하, 해수면 상승, 해안 침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이번 세기말까지 알래스카 북극 해안 평원의 토지 유실 규모는 단순 침식과 비교해 6~8배 나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적절한 대응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일부 해안 마을 기반 시설의 40~65%가 위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예산과 원주민의 생활방식으로 인해 해안 거주 원주민의 이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온 상승으로 산불 위험도 커졌다. 산불은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일부이지만, 기온 상승과 건조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규모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농무부의 ‘기후 허브’에 따르면 알래스카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대형 산불이 증가했으며, 금세기 중반에는 산불 피해 면적도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의 고온 현상은 알래스카 북부 상공에서 세력이 강해지고 있는 있는 고기압 능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상청은 이러한 기압 배치가 북극 평원의 기온 상승과 건조한 날씨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폭염 주의보는 공공의 건강과 관련된 경고인 동시에, 알래스카가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과거 혹독한 추위로 대변되던 이 지역에서 폭염 주의보가 빈번해진 것은 산업화의 부산물인 온실효과 기체의 대기 방출 급증기 가장 큰 원인임을 각성해야 한다. 이제 극지방도 더는 기후변화의 안전지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