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깨고 신용대출까지… 수의학 발전에 고민 깊어져 "돈보다 삶의 질 우선"… 연명 치료와 안락사 사이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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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수명이 길어지고 수의학이 발전하면서 노령 반려동물의 말기 치료를 어디까지 이어갈지를 두고 보호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환에도 수술과 항암치료 등 여러 선택지가 생겼지만 진단부터 치료까지 수천에서 수만 달러가 들면서 은퇴자금을 꺼내거나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수술비 1만5,000달러… 은퇴적금까지 인출
10세 셰퍼드 믹스견을 키우는 한 보호자는 반려견에게 간 종양이 발견되면서 진단과 수술에 모두 1만5,000달러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진단비는 약 5,000달러, 수술비는 1만 달러였고 병원은 수술 전 8,000달러가 넘는 보증금을 요구했다. 보호자는 결국 은퇴적금을 인출하고 신용대출까지 받아 치료비를 마련했다.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면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보호자도 많아지고 있다. 수술과 항암치료, 영상검사 등 사람의 의료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가 가능해진 반면 비용은 대부분 보호자가 직접 부담해야 해 치료를 이어갈수록 경제적 부담도 빠르게 커진다.
치료할 수 있어도 '해야 하나' 고민
치료 방법이 늘어난 것이 반드시 결정을 쉽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지, 반대로 고령의 반려동물에게 힘든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동물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동시에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령 반려동물은 치료가 성공하더라도 회복 과정에서 통증과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질환에 따라서는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치료 가능 여부뿐 아니라 치료 이후 반려동물이 얼마나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 나온다.
말기 치료는 삶의 질 중심으로
동물복지단체와 수의사들은 고액의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해서 보호자의 애정이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말기 치료에서는 수명을 얼마나 연장할 수 있는지만 따지기보다 통증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먹고 걷고 잠자는 일상생활이 가능한지 등 삶의 질을 중심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회복 가능성이 낮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안락사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논의될 수 있다. 치료를 중단한다는 의미보다는 더 이상의 고통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치료비 부담을 줄이려면 반려동물이 건강할 때부터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기검진을 통해 질환을 일찍 발견하고 반려동물 보험이나 별도의 비상자금을 마련하면 갑작스럽게 수천 달러 이상의 치료비가 발생했을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수의학의 발달로 치료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노령 반려동물의 치료에서는 비용과 치료 효과, 남은 삶의 질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