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마지막 영업에 나선 제일약국의 신재권(맨 오른쪽) 약사가 손님의 처방약 수령을 돕고 있다.
43년간 LA 한인들의 건강을 챙겨온 제일약국이 지난 10일 마지막 영업을 마쳤다. 약국을 운영해온 신재권 약사(79)도 은퇴한다.
이날 폐업 소식을 듣고 찾아온 단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님들은 오랫동안 건강을 챙겨준 신 약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영업일에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너무 아쉽다. 10년만 더 해달라”, “내 당뇨는 고쳐놓고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나왔다.
신 약사는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더 오래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10년째 제일약국을 이용해온 정인섭(59)씨도 이날 약국을 찾았다. 정씨는 “10년 동안 이곳에서 당뇨약을 받아왔는데 약에 대해서도 항상 한국어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며 “이제 이런 약국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앞으로 어디에서 약을 받아야 할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일약국은 단순히 처방약을 조제하는 곳만은 아니었다. 메디캘과 메디케어 등 의료보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에게 한국어로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당뇨 환자에게는 한국어 식이요법 자료를 제공했다. 무료 당뇨교육 웹사이트도 운영하며 한인들의 건강 상담 창구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인 시니어들에게는 약을 받는 곳이자 건강 문제를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동네 약국이었다.
신 약사는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문을 통해 “그동안 나 자신보다 이웃을 돕는 일을 먼저 생각하며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43년을 끝으로 문을 닫게 됐지만 그동안 제일약국을 찾아준 손님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일약국은 문을 닫지만 기존 고객들의 처방 기록은 윌셔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인근 CVS로 이전된다. 기존 고객들은 이곳에서 처방약을 계속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