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독일 정보기관에 '작전 권한' 부여…"게슈타포냐" 반발도

연합뉴스

2026.08.12 02:2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위험인물 주거지 잠입·수색, 해외선 선제 공작 가능
독일 정보기관에 '작전 권한' 부여…"게슈타포냐" 반발도
위험인물 주거지 잠입·수색, 해외선 선제 공작 가능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부가 테러와 각종 공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국내외 정보기관 권한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12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국내 정보기관 연방헌법수호청(BfV)과 해외 담당 연방정보국(BND) 개혁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법안은 그동안 첩보 수집에 집중해온 국내외 정보기관에 '작전 권한'을 부여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도감청을 넘어 위험인물 주거지에 잠입해 수색할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생체 데이터를 이용한 온라인 수색도 광범위하게 허용된다.
해외에서는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IT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해킹하거나 결제망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유럽 현지 '일회용 요원'에게 가상화폐로 수고비를 주고 꾸미는 각종 공작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위협 상황에서는 해외 사보타주(파괴공작) 작전도 가능하다. BND 요원이 해외로 무기를 반출할 수 있도록 전쟁무기통제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인명 살상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이스라엘 모사드 등에 비해 독일 정보기관 권한이 너무 적어 테러·공작 대응은 물론 외국 정보당국과 협력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니나 바르겐 총리실장은 "앞으로 BND는 우리 안보와 가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파트너들과 동등한 수준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독재와 국가폭력 상징인 나치 게슈타포(비밀국가경찰국), 동독 슈타지(국가보안부)에 대한 반성으로 국내외 정보기관 권한을 제한하고 의회의 엄격한 통제 아래 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각종 공작의 표적이 되면서 정보기관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보기관 감독을 총괄하는 마르크 헨리히만 연방의회 감독위원장은 이달 초 라이프치히 공항에서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이 우크라이나 화물기를 때리는 사건이 발생하자 러시아 드론 제조업체를 상대로 선제 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가의 정보통제와 첩보기관 권한 확대에 거부감도 작지 않다. 볼프강 쿠비키 자유민주당(FDP) 대표는 "역사적 금기를 깼다"며 "나는 독일에 비밀경찰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리히 토덴 좌파당 국방정책 대변인은 현재 정보기관의 역할에 대해 "우리 역사, 특히 게슈타포로부터 얻은 쓰라린 교훈"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계연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