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우리가 ‘미끼’였다니”…트럼프 몰래 빠져나간 비행기, 美기자단 충격

중앙일보

2026.08.12 13:34 2026.08.12 17: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 활주로 위 에어포스원 앞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 활주로 위 에어포스원 앞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암살 위협을 피해 비밀리에 비행기를 바꿔 타면서 동행 기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출입기자단이 백악관 측에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회장이자 폭스뉴스 앵커인 재키 하인리히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들과 만나 해당 작전에 대한 기자단의 우려를 전달했다.

백악관 기자단은 취재진의 안전뿐 아니라 대통령 동선을 기록하는 풀 기자단의 역할과 풀 보도의 정확성·신뢰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향후 예기치 못한 보안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응 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와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인리히 회장은 이후 회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백악관과 “솔직하고 생산적인 회의를 가졌다”며 “대통령에 대한 언론의 독립적인 취재와 대통령의 동선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기록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백악관 측에 “풀 보도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은 개별 사건을 넘어서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암살 위협’에 전용기 갈아타기 작전…트럼프 “경호국 요청 따른 것”


앞서 지난 10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귀국하던 중 이란의 암살 위협에 대비해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가 몰래 내려 기내식 운반 차량을 이용해 소형 공군기로 갈아탔다고 단독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던 기자들과 일부 행정부 관계자 등 100여명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미끼’ 역할을 한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동했다. 이들은 당시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아 트럼프 대통령이 비행기를 갈아타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당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튀르키예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영국으로 이동한 뒤 현지에서 카타르가 선물한 신형 에어포스원으로 갈아탄 것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작전이 미 비밀경호국(SS)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휴대용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앙카라에서 출발하는 에어포스원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밀경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다른 항공기로 이동시키고 기존 에어포스원을 미끼로 활용하는 이른바 ‘기만’ 작전을 실시했다.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 활주로 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옆에 기내식 운반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AP=연합뉴스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 활주로 위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옆에 기내식 운반 차량들이 주차된 모습. AP=연합뉴스


CNN 방송은 WP의 보도로 작전의 전모가 한 달여 만에 드러나자 당시 비행기에 탑승했던 기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비밀 작전으로 인해 당시 대통령 동선에 대한 백악관 기자단의 기록이 실제와 달랐다고 지적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관을 지낸 스티븐 캐시는 이 작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을 줄이려는 명목으로 이란에 100여 명을 대신 죽이도록 내주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설명했다.

한편 지난 12일 WP의 추가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극비 이동에 동행한 인물들은 행정부 핵심 각료가 아닌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나탈리 하프 보좌관, 월트 노타 국장 등 백악관의 최측근 보좌진이었다.

이들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를 마친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재선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곁을 지킨 측근들이다.




장구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