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위스콘신주 주지사 민주당 예비경선 개표 관전 파티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는 프란체스카 홍 주 하원의원. [연합뉴스]
급진 좌파 신드롬의 중심에 섰던 민주사회주의연맹(DSA) 소속 프란체스카 홍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11일 열린 민주당 주지사 경선에서 근소한 표 차로 패배한 직후 “계속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의 패배를 두고 DSA의 급진적 정치 노선이 오는 11월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민주당 유권자들의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과 함께, DSA를 중심으로 결집한 풀뿌리 지지층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12일 개표율 99% 기준, 중도 성향의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카운티 행정관은 홍 후보를 3796표, 불과 0.5%포인트 차로 제치고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가까스로 선출됐다.
지난달 말 '스테이트 내비게이트' 조사에서 홍 후보는 44%의 지지율을 기록해 크롤리 후보(15%)를 29%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마케트대 로스쿨 조사에서도 38% 대 7%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다. 다만 당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유층 유권자가 34%에 달했던 점이 변수로 꼽혔다.
실제 홍 후보의 득표율은 약 39%로 여론조사 예상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여론조사 기관들이 놓친 것은 크롤리 후보의 막판 무서운 상승세였다는 분석이다.
크롤리 후보는 한 차례 후보직을 사퇴했다가 지난달 17일 경선에 전격 복귀했다. 이후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와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등 당내 주류 기득권 인사들의 공개 지지를 확보하며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마케트대 조사에서는 민주당 경선 유권자의 36%가 에버스 주지사의 지지 선언으로 인해 크롤리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답한 바 있다.
반면 홍 후보는 민주당 주류 세력은 물론, DSA 진영의 좌장 격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OC) 연방 하원의원의 지지조차 얻지 못했다. 여기에 경찰 및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추수감사절 폐지 주장 등 과거의 급진적 발언과 입장이 경선 막판 다시 부각되면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를 키웠다는 평가다.
시사주간지 스펙테이터는 12일 "민주당에서 성공하는 후보는 강경 진보와 온건파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어야 한다"며, 홍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덜 급진적인 압둘 엘사예드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샌더스 의원과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지지를 받은 점을 대비시켜 조명했다.
반면 AP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민주사회주의자인 홍 후보가 승리에 가까운 결과를 낸 것은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 무시할 수 없는 분노와 불만이 존재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분석했다.
역설적이게도 홍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가장 높게 평가한 쪽은 공화당이었다. 공화당주지사협회(RGA)는 홍 후보 관련 네거티브 광고에 약 360만 달러를 투입했다. 겉으로는 그를 “위스콘신에 지나치게 진보적인 위험한 후보”라고 공격했으나, 속내를 보면 ICE 단속 반대 등 급진 진보 정책을 집중 조명해 본선에서 상대하기 쉬운 홍 후보를 일부러 띄우려 했던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크롤리 후보는 오는 11월 본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후보 톰 티파니 연방 하원의원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