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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도 멋있네”…노숙인 돕던 50대 미용사, 4명에 장기 기증

중앙일보

2026.08.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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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이금미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자 이금미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0여년간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해온 50대 미용사가 뇌사 판정을 받은 뒤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금미(55)씨는 지난달 21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이씨는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으로 의식을 잃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약 5년 전부터 두통과 어지럼증이 이어져 병원을 찾았고, 다계통 위축증을 진단받았다. 다계통 위축증은 뇌와 신경계의 여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씨는 생전에 여러 차례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으며, 가족들도 이씨의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

이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20대 초반부터 30년간 미용사로 일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에 다니는 등 자기계발에도 힘썼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등 활동적인 삶을 살았다.

이씨는 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지인들과 함께 10년간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머리를 손질해주는 봉사활동을 했으며,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이어갔다.

이씨의 언니는 “친구들이 동생을 두고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을 향해 “장례를 마친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며 네가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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