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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덩이 시신’ 된 27세 아내…가슴 위로 올라간 속옷의 폭로

중앙일보

2026.08.13 01:49 2026.08.14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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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중플 시리즈 〈당신은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건을 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취재수첩을 펼치고, 수십 년 묵은 기록을 뒤지며 진실의 파편을 모아온 사람들. 〈그것이 알고 싶다〉〈꼬꼬무〉〈용감한 형사들〉을 만든 최삼호(28년 차) PD와 장윤정(27년 차) 작가가 함께 이 시리즈를 씁니다. 수십 년의 현장 취재에서 끝내 잊지 못한 사건들, 방송이 끝난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있던 그 장면들을 이제 글로 꺼냅니다. 그들이 꼽은 최악의 사건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당신은 지금 사건 현장에 있습니다.”
사진 유족 제공

사진 유족 제공

#1. 섬광 화재
2008년 3월, 집집이 저녁밥 짓는 냄새가 퍼져가던 평화로운 봄날의 오후였다.

와장창—.

13층의 창문이 통째로 박살 나고 시뻘건 화염이 치솟았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화염은 이미 주방과 거실을 집어삼키고 스스로 잦아든 뒤였다. 신고 3분 만의 일이었다.

잿더미가 된 집 안 한가운데서 젊은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결혼한 지 이제 겨우 10개월 된, 스물일곱 살의 권희영(가명)씨였다.

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들은 부모는 넋이 나간 채 달려왔다.
화재 진압 당시 가스레인지 스위치가 돌아가 있었고 배관 밸브가 1시 방향으로 열려 있었다. 옆에는 조금 전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놓여 있었다. 주방부터 거실까지 온 천장에 불길이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에겐 그 현장도, 정황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이상했어요. 제 여식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희영이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꼼꼼하고 차분한 아이였습니다. 평생 준비물을 빼먹거나 물건을 잃어버린 일도 없던 아이죠. 그런 딸아이가 가스 밸브랑 스위치를 다 열어 놓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을 붙였다니요.”

그런데 얼마 뒤 그는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속에서 이상한 걸 발견했다. 싱크대 주방 서랍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금속 부품. 그것은 가스레인지와 호스를 연결하는 이음쇠였다. 가스레인지에 연결되어야 할 이음쇠가 왜 이곳에 놓여 있는 걸까?

당시 최초 화재 감식에 참여했던 국과수 중부분소의 결론은 단순했다. 화재 중 뜨거운 열로 인해 가스 호스가 자연 탈거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였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화재로 인한 원발성 쇼크사. 사건 발생 4개월 만에 사건은 단순 화재로 종결되었다.
경찰이 촬영한 사고 현장 당시 모습. 전형적인 섬광화재의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 유족 제공]

경찰이 촬영한 사고 현장 당시 모습. 전형적인 섬광화재의 흔적이 확인된다. [사진 유족 제공]


#2. 추격자, 아버지
그리고 사건 발생 6년 후 그는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갖고 방송국을 찾아왔다.

" 국과수 본원의 재감정 결과, 누군가 호스를 일부러 빼두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

가스안전공사와 도시가스 회사를 찾아다니며 의견서를 받고, 직접 실험까지 의뢰한 끝에 그는 확신했다. 이음쇠는 저절로 떨어질 수 없다고. 그 자료를 들고 수사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그 끈질긴 노력이 마침내 국과수 본원의 물리분석과 박남규 부장에게 닿았다. 최고의 화재 폭발 전문가이자 훗날 국과수 원장을 지낸 박남규 부장은 성실하게 자료를 검토하고 실험한 끝에 최초 화재 감식과는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놓았다.

단순 화재사로 묻혔던 딸의 죽음이 6년 만에 끔찍한 타살의 정황을 품고 되살아난 순간이었다.

재수사가 시작됐다. 수사 검사는 다시 시신 사진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문득, ‘뒷면은 어땠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늘 참혹한 시신의 모습을 보며 골똘히 생각하느라 정작 뒷면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본 기억이 없었다. 그는 부검 기록을 뒤져 뒷면을 찍은 사진을 찾아냈다.

그 순간, 머리가 쭈뼛 서는 걸 느꼈다.

(계속)


“온몸이 불에 탔는데, 시신의 등은 기이할 만큼 깨끗했다.”
가슴 위로 말려 올라간 속옷은 더 섬뜩한 진실을 가리키고 있었다.

가스가 폭발하기 전, 스물일곱 새신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날 집에는 또 한 사람이 있었다.
6년을 추적한 아버지가 찾아낸 소름돋는 정황,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2772


최삼호.장윤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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