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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전에도 100만명 추방…지금과 닮았다

Los Angeles

2026.08.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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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약 100만 명 내쫓은 ‘오퍼레이션 웻백’
캘리포니아박물관, 과거·현재 이민 단속 조명
[캘리포니아 박물관 웹사이트 캡처]

[캘리포니아 박물관 웹사이트 캡처]

71년 전 약 100만 명을 미국 밖으로 내쫓았던 대규모 이민자 추방의 역사가 오늘날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1950년대와 현재의 이민 단속은 명분부터 방식까지 곳곳에서 닮은 모습을 보인다.
 
비영리 언론 캘매터스는 새크라멘토의 캘리포니아박물관이 1954~1955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행정부 당시 벌어진 대규모 추방 작전과 현재의 이민 단속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를 선보인다고 13일 보도했다.
 
전시 제목은 ‘헬프 원티드/리브 나우(Help Wanted/Leave Now·일손은 필요했지만 이제 떠나라)’다. 노동력이 필요할 때는 멕시코 노동자를 받아들였다가 이후 대대적인 추방에 나선 미국 이민정책의 모순을 짚는다.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1954년 이른바 ‘오퍼레이션 웻백(Operation Wetback)’을 실시했다. ‘웻백’은 당시 멕시코계 이민자를 비하하던 인종차별적 표현이다. 단속은 가주를 비롯한 남서부 라티노 밀집 지역에 집중됐으며, 약 100만 명이 추방된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10여 년 전 상황은 정반대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동력 부족을 겪은 미국은 멕시코 노동자를 합법적으로 받아들이는 ‘브라세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불법체류 이민자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정책 방향은 대규모 추방으로 바뀌었다.
 
매체는 이 같은 모습이 현재와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24년 대선 당시 불법 이민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주장했고, 집권 후에는 아이젠하워 시절보다 더 큰 규모의 추방 작전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단속 방식도 닮았다. 1950년대 연방 당국은 이민자들을 배와 트럭에 대거 태워 이동시켰고, 이 과정에서 일사병으로 숨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현재도 이민자 인권단체들은 구금시설의 과밀 수용과 의료 서비스 부족 등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올해 초 국토안보부(DHS) 소속 요원들이 애너하임의 한 세차장에서 직원들을 체포하고 있다. [KTLA 캡처]

올해 초 국토안보부(DHS) 소속 요원들이 애너하임의 한 세차장에서 직원들을 체포하고 있다. [KTLA 캡처]

외모나 억양을 근거로 무차별 단속을 당했다는 증언도 두 시기 모두에서 나온다. 1950년대에는 멕시코계 주민을 비하하는 표현 자체가 작전명으로 사용됐다. 지난달에도 LA에서 단속을 벌이던 이민 당국 요원들이 라티노를 겨냥한 비하 표현을 사용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와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전시에는 과거와 현재의 단속을 겪은 이들의 영상 증언도 담겼다.
 
예술가이자 이민자 권익 운동가인 빅터 오초아는 7세였던 1954년 이스트LA에 살았다. 미국 태생 시민권자였지만 부모는 멕시코 출신이었다. 당시 연방 요원들이 집을 찾아와 사흘 안에 자진 출국하지 않으면 강제 추방될 것이라고 통보했고, 결국 가족은 미국을 떠났다. 오초아는 “요원들이 어머니에게 엄청난 공포를 줬고, 그들이 떠난 뒤 어머니는 울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추방된 이민자의 사례도 전시에 소개된다. 빌마 팔라시오스(23)는 지난해 6월 간호사로 일을 시작하기 약 일주일 전 이민 당국에 붙잡혔다. 6세 때 미국에 온 그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오렌지카운티에서 보냈고 루이지애나주립대(LSU)를 졸업했다. 범죄 전력도 없었다.
 
팔라시오스는 6개월간 구금된 끝에 온두라스로 추방되는 데 동의했다. 그는 “정부가 범죄 전력자를 단속한다고 해 내가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며 “평생 미국에서 살며 지역사회에 봉사하려는 사람에게까지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시를 추진한 캘리포니아박물관 이사 파블로 에스피노자는 자신과 아들이 1950년대 가주에 살았다면 외모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됐을 수도 있다며 “그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었고, 내 아들에게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대적인 이민 단속이 진행되는 시점에 전시가 열리게 된 데 대해 “이 전시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해졌다”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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