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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기 수유하며 촬영”…홍상수 신작에 외신 반응 깜짝

중앙일보

2026.08.13 16:00 2026.08.13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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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득남한 배우 김민희가 연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13일(현지 시간)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월드프리미어 상영에 참석했다. 그에겐 2년만의 스크린 복귀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득남한 배우 김민희가 연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13일(현지 시간)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월드프리미어 상영에 참석했다. 그에겐 2년만의 스크린 복귀다. AP=연합뉴스

“아기를 낳고 2년 정도 쉰 뒤에 처음 찍은 영화였죠. 촬영장에서 수유하고 이유식도 만들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먼저 일어나서 아기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영화를 준비했어요.”

지난해 엄마가 된 배우 김민희(44)가 출산 후 육아와 촬영을 병행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김민희가 2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홍상수(66) 감독의 35번째 장편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13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7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세계 최초 공개됐다.

지난해 4월 득남한 두 사람은 올 2월 베를린영화제(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홍 감독의 전작 ‘그녀가 돌아온 날’ 상영 이후 6개월 만에 이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상수 감독(왼쪽부터)은 35번째 장편 '눈 둘 데가 없네'로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5번째 초청됐다. 이번 영화는 그가 2017년 연인 사이를 공식 인정한 배우 김민희가 출연한 그의 13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사진은 두 사람이 13일(현지시간) '눈 둘 데가 없네'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이다. AP=연합뉴스

홍상수 감독(왼쪽부터)은 35번째 장편 '눈 둘 데가 없네'로 로카르노영화제 경쟁부문에 5번째 초청됐다. 이번 영화는 그가 2017년 연인 사이를 공식 인정한 배우 김민희가 출연한 그의 13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사진은 두 사람이 13일(현지시간) '눈 둘 데가 없네' 포토콜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이다. AP=연합뉴스


2년 전 홍 감독의 ‘수유천’(2024)으로 로카르노영화제 배우상을 받은 김민희는 ‘눈 둘 데가 없네’로 다시 찾은 영화제에서 ‘워킹맘’이 되어 겪은 변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영 이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그는 “영화에만 몰입했던 예전과는 제 상태가 많이 달랐다”면서 “자연스럽게 아기를 위한 준비를 끝내고 이후에 영화에 최선을 다하자, 그런 모습이 건강한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움에 집착하거나 너무 꾸미려고 하지 않는 어떤 바쁜 생활 속에서 온전히 즐기고 온전히 그 순간을 기쁘게 받아들인 그 마음, 그런 모습으로 (영화 속) 캐릭터도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는 홍상수 영화의 최근 단골 소재인 이혼을 다시금 다뤘다. 실제 삶에서 영화의 영감을 얻어온 홍 감독은 1985년 결혼한 부인과 외동딸을 둔 상태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 주연으로 처음 만난 김민희와 연인관계로 발전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번 영화에선 김민희가 이혼 가정의 딸이자, 영화를 찍는 상희를 연기했다. 조부모 손에 자란 상희는 제주에 사는 어머니(최명길)를 10년 만에 찾아간다.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는 영화를 찍는 상희(김민희)가 이혼 후 제주도에 사는 엄마(최명길)를 10년만에 찾아가는 2박 3일간을 그린다. 영화제측은 초청사에서 “영화의 모든 이미지, 모든 말들, 모든 만남들이 삶의 의미와 아름다음과 복잡성을, 너무나도 편안하고 애쓰지 않은 듯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음에 깊이 감동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 영화제작전원사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는 영화를 찍는 상희(김민희)가 이혼 후 제주도에 사는 엄마(최명길)를 10년만에 찾아가는 2박 3일간을 그린다. 영화제측은 초청사에서 “영화의 모든 이미지, 모든 말들, 모든 만남들이 삶의 의미와 아름다음과 복잡성을, 너무나도 편안하고 애쓰지 않은 듯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음에 깊이 감동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 영화제작전원사

식당 장사로 성공한 어머니는 미술 유학까지 시킨 딸이 돈도 안 되는 독립 영화를 찍는 것이 실망스럽다. 새아버지(권해효)는 10년째 초분(草墳·섬지방에서 시신을 바로 매장하지 않고 돌이나 평상 위에 올려 풀이나 짚 이엉으로 덮어두는 장례 풍습)을 소재로 사랑과 기억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데, 상희는 “사실을 가장한 다큐멘터리는 허구의 작품보다 더 큰 사기”라며 염증을 드러내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 속에 2박 3일간의 가족 만남에선 창작 활동과 부모로서 책임 사이의 공존에 대한 고민도 드러난다고 한다.

‘용의 눈물’ ‘명성왕후’ 등 드라마에서 주로 활약한 최명길이 처음 홍상수 영화에 출연해 딸과의 미묘한 감정선을 그려냈다. 그에겐 멜로 영화 ‘장밋빛 인생’ 이후 32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홍 감독은 연출의 글을 통해 “과거 김민희와 제주의 한 펜션에 묵었을 때 촬영을 결심했다”면서 “김민희, 최명길씨와 다시 제주에 가 열흘간 체류하며 엿새 만에 촬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찍는) 상희가 홍 감독의 또 다른 자아냐”는 외신 질문이 나오자, 김민희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 (영화에) 담는 마음은 감독님과 닮았다”고 답했다.
이번 영화에 제작실장으로도 이름을 올린 김민희는 “우리가 같이 사는 게 우리가 같이 영화를 만드는 것이고 우리가 같이하는 일이다. 밥을 지어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며 “그 이상 바라는 건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8월 5일 개막한 제79회 로카르노 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에 다수 출연한 배우 김민희, 권해효, 신석호, 박미소 등이 출연했다. 드라마에서 주로 연기한 배우 최명길이 홍상수 감독과 처음 협업했다. 사진 영화제작전원사

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8월 5일 개막한 제79회 로카르노 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에 다수 출연한 배우 김민희, 권해효, 신석호, 박미소 등이 출연했다. 드라마에서 주로 연기한 배우 최명길이 홍상수 감독과 처음 협업했다. 사진 영화제작전원사


지난 5일 개막한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17편 중 후반부에 공개된 ‘눈 둘 데가 없네’에 외신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미국 영화 매체 ‘인 리뷰 온라인’은 “인물 중심의 플롯의 깊이와 복잡성만 놓고 본다면 그다지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지 모르지만 홍상수 감독이 익숙한 영화 문법의 구조적 전복이란 개념을 확장해 영화의 극적 소재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인도 종합 시사지 ‘아웃룩인디아’는 “김민희의 섬세하고 예리한 연기 덕분에 상희가 남들의 시선에 휩싸일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내쉬는 날카로운 숨소리까지 섬세하게 포착된다”고 짚었다.

1946년 출범한 로카르노영화제는 작가주의·실험적 영화를 주로 발굴해왔다. 한국영화는 1989년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으로 처음 황금표범상을 받은 뒤 송강호의 공로상(2019년) 등 꾸준히 수상성과를 내왔다.

홍상수·김민희 커플에겐 각별한 영화제다. ‘눈 둘 데가 없네’는 홍 감독의 다섯 번째 경쟁 진출작이다. 영화 ‘우리 선희’(2013)로 로카르노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데뷔해 감독상을 받은 홍 감독은 이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배우상(정재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강변호텔’(2018) 주연 기주봉, ‘수유천’의 김민희가 잇따라 배우상을 받았다. 올해 황금표범상을 수상할 경우 75000스위스 프랑(한화 약 1억 3068만원)의 상금까지 받게 된다.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13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이날 상영 후 기자회견과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삶에서 뭔가를 바꾸고 싶으면 우리 자신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세상의 본질로 돌아가서 끝나지 않는 문제의 실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도 밝혔다. 사진 로카르노영화제 유튜브 캡처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로 13일(현지 시간)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이날 상영 후 기자회견과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삶에서 뭔가를 바꾸고 싶으면 우리 자신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 세상의 본질로 돌아가서 끝나지 않는 문제의 실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지론도 밝혔다. 사진 로카르노영화제 유튜브 캡처


한편, 올해 경쟁부문에는 베트남의 레 바오, 싱가포르의 넬슨 여 등 아시아 차세대 거장들의 신작을 포함해 총 17편이 수상을 겨룬다. 지난해 수상작은 배우 심은경이 주연한 일본영화 ‘여행과 나날’이었다. 올해 수상 결과는 오는 15일 저녁(현지 시간)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눈 둘 데가 없네’는 올하반기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나원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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