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거리 경주 차량과의 충돌 사고로 숨진 그레이스 스피리돈과 그레고리 암멘 부부가 사고에서 생존한 쌍둥이 자녀들과 함께 찍은 생전 모습. [코쳇 피트리 앤드 매카시 로펌 제공]
불법 거리 경주 차량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11세 쌍둥이 자매에게 33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샌마테오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022년 11월 4일 레드우드시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해, 당시 17세였던 세자르 모랄레스와 그의 부모가 피해 쌍둥이 자매 매디슨과 올리비아에게 33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지난 11일 평결했다.
사고 당일 쌍둥이는 부모와 함께 쉐보레 볼트를 타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당시 모랄레스와 카일 해리슨(당시 25세)이 거리 경주를 벌이다 이들 가족이 탄 차량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쌍둥이의 어머니 그레이스 스피리돈과 아버지 그레고리 암멘이 현장에서 숨졌다. 당시 7세였던 쌍둥이는 뒷좌석에 타고 있다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으나 한순간에 부모를 모두 잃었다.
피해자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코쳇 피트리 앤드 매카시' 소속 변호사들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사고 당시 메르세데스-벤츠를 시속 105~110마일로 몰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주간 진행된 민사재판 끝에 배심원단은 모랄레스뿐만 아니라 그의 부모인 아널드 모랄레스와 수사나 살토 알바레스에게도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부모는 아들의 난폭 운전 전력에 관한 경고를 무시한 혐의를 받았다.
모랄레스는 사고 전에도 시속 100마일을 넘어 운전하다 교통위반 티켓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재판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사고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랄레스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배심원단은 모랄레스 가족에게 쌍둥이가 부모의 사랑과 동반자 관계, 위로, 보살핌, 도움, 보호, 애정, 유대감 및 정신적 지지를 잃은 데 대한 배상금으로 33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피해자 측 수석 변호사 니얼 매카시는 “이번 평결이 베이지역 부모들에게 경종이 되길 바란다”며 “부모는 10대 자녀의 위험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차를 제공하고 아무 일도 없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자녀의 행동을 바로잡아야 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심원단은 함께 경주를 벌인 해리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모랄레스와 해리슨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으나, 사고 당일 같은 신호등 앞에 멈춰 섰다가 엔진음을 크게 낸 뒤 신호가 바뀌자 경주를 시작했다.
모랄레스는 사고로 다친 채 현장에서 발견됐다. 반면 해리슨은 도주했으나 목격자가 휴대전화로 BMW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면서 수주 뒤 체포됐다.
해리슨은 2024년 10월 속도 경주와 차량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불항쟁 답변(Nolo Contendere)을 했다. 이후 형 집행을 위해 카운티 교도소에서 주 교도소로 이감되기 전인 2025년 3월 15일, 메이플 스트리트 교정시설에서 약물 3종의 독성 작용으로 숨졌다.
검찰은 모랄레스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사건을 소년법원에서 성인법원으로 넘기려 했으나, 샌마테오카운티 수피리어법원의 수전 아이린 에테자디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랄레스는 유죄 판결을 받고 3년 미만을 복역한 뒤 지난해 소년원에서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둥이의 어머니 스피리돈은 달리기를 즐겼으며 UC버클리와 컬럼비아대에서 각각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사망 직전에는 근무하던 구글에서 승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