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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Los Angeles

2026.08.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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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흠규 / 전 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회장

최흠규 / 전 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회장

여든 살을 훌쩍 넘긴 지금, 과거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감명 깊게 읽으며 배웠던 안톤 슈나크의 수필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부쩍 생각난다.  수필은 ‘울음 우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라는 구절로 시작한다.슈나크는 자연과 인물, 사건 등 만상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편안한 시선으로 우리에게 전한다. 마치 한 편의 심리소설처럼 작품을 이끌어 간다.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인생의 슬픔을 열거한다.  
 
 작금 대한민국의 어지러운 시국이 우리를 참을 수 없이 슬프게 한다. 희생과 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 민주주의 터전이 흔들리고 투명해야 할 선거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또 거리에서 광장에서 밤새도록 서성거려야 하는 모습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 2항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우리는 왜 광장에서 성난 군중이 되어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는가. 선거관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국가 기관의 무능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권력과 그 권력에 맹종하며 법과 상식을 파괴하는 자들의 뻔뻔한 태도도 우리의 가슴을 후벼판다.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1971년 총선 때 서울사대부고 강당에서 밤새 수개표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몸은 피곤했어도 뿌듯한 보람을 느꼈었는데….지금 이 현실은 참 슬프다.
 
다시 상식과 정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염원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다시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조금이라고 힘을 보태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다. 그런데 여의도 전쟁터는 꼴사나운 ‘네 탓’ 공방으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메마른 골짜기가 끙끙끙 앓더니만 참았던 욕망 덩이 와르르 허물 벗네, 마중물 한 바가지에 쏟아지는 물소리’ 라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최흠규 / 전 사우스베이 한미노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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