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해상 환적 정황…기후변화·정세불안에 개척 가속
서방, 중러연대 경계…나토 "거대한 위험에 동맹공조 필요"
북극해는 중러 해방구…"서방제재 피해 에너지 밀거래 포착"
에너지 해상 환적 정황…기후변화·정세불안에 개척 가속
서방, 중러연대 경계…나토 "거대한 위험에 동맹공조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해를 서방 제재 회피처로 삼는 등 연대를 강화할 공간으로 삼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르드대의 해운 데이터, 위성 사진을 토대로 유조선 동선을 분석해 이 같은 관측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가 캄차카반도 근해에서 환적해 중국으로 들어간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올해 5월 말 LNG 유조선 '크리스토프 드 마르제리'는 미국 제재를 받는 시설을 떠나 쇄빙선을 앞세워 북극해 항로를 지났다.
이 선박은 올해 6월 12일 캄차카반도 근해의 부유식 저장 설비에 바짝 붙어있다가 북극해로 돌아갔다. 이는 선박 대 선박 환적의 전형적 모양새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유조선인 '아크틱 뮬란'은 같은 해역에 도착해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화물을 넘겨받은 것으로 의심을 샀다.
이 선박은 올해 6월 29일 중국 남부 베이하이 항구의 LNG 터미널에 정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무역정보 분석업체 케이플러는 이 터미널이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LNG를 들여오기 위해 작년 9월부터 별도로 지정된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북극해 항로는 기후변화와 지정학적 위기가 맞물려 정치적, 경제적으로 크게 주목받는 무역로다.
온난화 때문에 빙하로 막혀있는 시간이 줄고 항행 기회는 늘자 기존 항로보다 짧게 운항해 비용을 절감하려는 관심이 커졌다.
기존 항로보다 국제사회의 개입이 느슨하다는 점은 진영 구축이 심화한 상황에서 제재 회피의 돌파구로 주목받기도 한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의 제재가 강화되자 자국의 전시 경제체제를 떠받칠 에너지 소비국으로 중국을 낙점했다.
이는 기존 경제적 이점에 더해 북극해 항로를 새 에너지 운송망으로 개척할 전략적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도 에너지 안보와 북극권 세력 확장을 위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연장선으로 '북극 실크로드'를 구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계 해운사들은 최근 중국, 러시아, 유럽을 잇는 북극해 정기 컨테이너 노선을 개설하고 운항 횟수를 늘려가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방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피하려고 새로 생긴 민간 기업들을 북극해에 앞세운다고 의심한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효과를 키우기 위해 애초 대상과 거래하는 단체나 개인도 함께 표적으로 삼는 광범위한 제재다.
미국의 국방·안보 싱크탱크인 해군분석센터(CNA)의 엘리자베스 위시닉 연구원은 "중국이 제재를 피하려고 새 기업들까지 세웠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서방 연대가 북극해를 통해 강화하는 추세에 대한 서방의 경계심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 야심을 정당화할 논리로 중국과 러시아의 북극해 위협을 거론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중국이 북극해 항로와 공급망을 무기화할 수 있다고까지 올해 초 경고했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은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에 점점 더 많이 접근하면서 발생하는 거대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이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재은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