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러시아가 이틀째 흑해와 다뉴브강 항구 등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로를 집중 공격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저녁 흑해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해상에서 드론으로 예인선 2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선박들이 서방 무기를 실은 화물선을 우크라이나 항구까지 호위했다고 주장했다.
다뉴브강 최대 항구인 이즈마일의 철도역도 밤새 공격을 받았다. 군수 화물과 연료를 보관·운송하는 시설이었다는 것이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흑해와 다뉴브강 항구는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수출하는 주요 항로다.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흑해 운송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이 2023년 7월 러시아의 협정 파기로 중단된 뒤 이즈마일 등 다뉴브강 연안 항구는 흑해의 대체 수출로로 활용됐다.
러시아가 최근 오데사항 등 흑해 주요 수출항을 집중 공격하면서 수출용 곡물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76% 급감했다. 흑해 수출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다뉴브강 항구와 철도 등을 통한 수출을 모색 중이지만 러시아는 대체 수송로에도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흑해와 이즈마일 항구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공격을 받았다.
이날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측에 흑해 민간 표적 공격 중단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흑해의 민간 표적에 대한 공격을 상호 중단하자는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이틀째 공격을 이어가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제3자를 통해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 '흑해 곡물 휴전'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이날 "튀르키예로부터 우크라이나의 흑해 휴전 요청을 공식적으로 받은 적 없다"며 "키이우 정권에 잠시 숨 돌릴 틈만 주는 미봉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 기사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양측은 흑해 항만과 선박을 공격하면서 상대방의 공격이 식량 가격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난해왔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고,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권 수준의 주요 밀 수출국이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장관는 이날 "흑해 민간 화물선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한 달 내 흑해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양국 간 교전 격화로 곡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카고 밀 선물 가격은 지난 달 부셸당 7달러를 넘어서며 2023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밤새 헤르손, 드니프로, 자포리자,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한 러시아 공격도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지역 당국에 따르면 도네츠크 지역에서 러시아의 유도항공폭탄 공격으로 아파트가 무너져 1명이 숨졌다. 수미 지역에서도 샤헤드 드론이 민가를 공격해 아이 1명을 포함해 2명이 사망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민경락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