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이래 과학 법칙은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그걸 보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뉴턴이여 있어라!" 하시니 그제야 모든 것이 빛처럼 환해지며 우리가 알 수 있게 되었다.'
뉴턴의 영문 묘비명을 조금 의역해 보았다. 뉴턴은 밤의 어둠 속에 감춰져 있던 자연의 법칙을 우리에게 소개한 사람이다. 빛을 입자로 보았던 그는 운동 법칙을 정리했고, 만유인력이란 우주의 힘을 발견했다. 뉴턴이 죽고 2세기쯤 지난 후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는데 뉴턴의 만유인력이 어떻게 그 힘을 내는지를 밝혔다. 언뜻 보아서는 영 다른 이론 같지만, 사실 같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본 것이다. 뉴턴이 밝힌 과학의 세상에 정점을 찍은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인데 거기까지를 고전물리학이라고 한다.
인류 최초로 시간과 공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아인슈타인이 세계적인 명사가 되자마자 바로 딴지가 걸렸다. 원자핵 주위를 공전하는 전자는 양성자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게가 적게 나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질량이 있었다. 그런데 질량을 가진 전자의 움직임이 뉴턴의 운동 법칙을 따르지 않았고, 덴마크의 닐스 보어가 이끄는 연구팀은 양자역학이라고 부르는 신개념을 가지고 그때까지 물리학의 기반이었던 고전역학에 대항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아인슈타인은 패했다.
그러나 산 하나를 넘으면 더 높은 봉우리가 기다리고 있다더니 양자역학이 바로 그랬다. 우리의 경험상 느끼는 당연한 과학의 법칙을 거부하고 마치 소설처럼 영화처럼 직관과 상식에 어긋나게 과학자들을 괴롭혔다.
사실 이 모든 문제는 창조주가 뉴턴을 내세워 명하신 빛에서 시작되었다. 빛을 처음으로 정의한 사람은 바로 뉴턴이었는데 그는 빛이 입자라고 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긴 했지만, 당시의 상황으로 뉴턴의 이론에 이의를 다는 것은 과학 하기를 포기하는 바보짓이었다. 그러다 토머스 영의 이중슬릿실험과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전기와 자기는 공간을 빛과 같은 속도로 파동처럼 이동한다는 것을 알아내면서 빛은 파동이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때 아인슈타인이 나중에 노벨상을 받은 광전효과를 발표하면서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이중성을 확립했다.
어찌 보면 아인슈타인이야말로 양자역학의 첫 단추를 끼운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뉴턴에서 이어지는 고전물리학의 계보를 잇는 과학자였기에 과학이란 이것이면 이것이고, 저것이면 저것이지 결과를 확률로 설명한다는 것에 반대했다. 아인슈타인은 하늘에 뜬 달이 관찰자가 고개를 들어 쳐다보기 전까지 그곳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양자역학 추종자들의 말에 화를 냈다. 그는 하나님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다시 말해서 과학에 확률 나부랭이를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현실 세상에 양자역학적 원리를 응용하는 일이 점점 늘면서 양자역학과 고전역학이 서로 대립했지만, 그 두 물리학은 공존하는 형편이다. 분명 아직 우리가 모르는 그 무엇이 있어서다. 얼마 전까지 전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전기로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조만간 양자역학과 고전역학을 함께 아우를 그 무엇이 있을 것이다. '양자 중력 이론'도 그중 하나인데 현재 활발히 연구 중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아주 큰 발견의 전야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