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 캐년·남부 카리부 대형 산불도 통제 불능 97번 하이웨이 오전 7시~오후 7시 제한 개방
BC주 산불 관리국 소방대원들이 밤사이 거세게 번지는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BC주에서는 볼드 레인지와 브런스윅 복합 산불, 페어 레이크 산불 등 대형 산불이 이어지면서 곳곳에 대피령과 도로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사진=BC Wildfire Service]
BC주가 대형 산불로 지난 8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남부 오카나간과 프레이저 캐년, 남부 카리부 곳곳에서 대피령과 도로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남부 오카나간에서는 약 2만 명이 집을 떠났으며 80세 여성 1명이 숨졌다. 오카나간호 서안의 볼드 레인지 산불은 13일 191㎢까지 번졌고, 프레이저 캐년과 남부 카리부에서도 수백㎢ 규모의 산불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볼드 레인지 191㎢, 97번 하이웨이 제한 개방
볼드 레인지 산불은 12일 약 184㎢에서 13일 191㎢로 커졌다. 지난 7일 밤 산불로 폐쇄됐던 서머랜드 인근 97번 하이웨이 일부 구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통행을 재개했다. 다만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으로 연결되는 도로는 임시 통행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산불이 지나간 지역에서는 피해 조사도 시작됐다. 오카나간-시밀카민 행정구역은 12일부터 서머랜드 남쪽과 북쪽에서 신속 피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건물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산불이 계속되고 있어 주민들이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서머랜드 97번 하이웨이 위쪽 산비탈에 서식하던 야생 산양 약 30마리는 불길을 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BC주 수자원·토지·자원관리부는 산양 무리가 산불 지역 북쪽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산불 현장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13일 볼드 레인지 산불 북서쪽에서 뇌우가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BC 산불 관리국은 대기 불안정 정도와 바람에 따라 산불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펜틱턴 인디언 밴드의 그레그 가브리엘 추장은 산불과 가뭄이 심해지는 상황에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주민들이 대피할 당시 차량이 길게 늘어섰던 점을 들어 기존 도로 외에 다른 대피로를 마련해 달라고 주정부에 요청했다.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이 12일 펜틱턴 지역 산불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산불 피해 지역과 진화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비 수상은 지역 당국과 소방대원, 자원봉사자, 대피 주민 등을 만나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사진=Province of British Columbia]
프레이저 캐년 700㎢ 넘게 불타
프레이저 캐년에서는 브런스윅 크릭과 에인슬리 크릭 산불을 포함한 브런스윅 복합 산불이 700㎢ 이상을 태우며 통제되지 않고 있다. 에인슬리 크릭 산불은 동쪽의 코퀴할라 하이웨이와 메릿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13일에는 프레이저 캐년 남쪽에서 불길이 강하게 움직이며 진화선을 압박했지만 진화선을 넘어가지는 않았다. 보스턴 바 외곽 차이나 바 일대의 1번 하이웨이에서는 낙석도 통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파른 산비탈에서 산불이 타면서 돌과 잔해가 도로 쪽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어 레이크, 서울 면적의 2.5배 태워
남부 카리부의 페어 레이크 산불은 지난달 17일 처음 발견된 뒤 서울 면적의 2.5배인 1,500㎢를 태웠으며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다. 산불 영향 지역은 서쪽 사우스 칠코틴 마운틴스 공원에서 동쪽 캐시 크릭 외곽까지 이어져 여러 지역에 대피령과 대피 경보가 내려져 있다.
보나파르트 퍼스트 네이션은 이번 주 캐시 크릭 서쪽 99번 하이웨이를 따라 자리한 보호구역 두 곳에 대피령을 내렸다. 12일 70마일 하우스 남쪽 일부 주택의 대피령은 하향 조정됐지만 톰슨-니콜라 행정구역의 보나파르트 플래토에서는 약 450개 부지에 대피령이 유지되고 있다.
페어 레이크 산불은 클린턴 마을 대부분을 비껴갔지만 주변 170개 부지에서는 건물이 불에 탔다. 소방대원들은 야간 열화상 촬영으로 확인한 지점을 중심으로 산불 가장자리에 남은 불씨를 끄고 있다.
일부 산불 통제 단계, 주민 귀가 준비
모든 지역에서 산불이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카나간호 서안의 퀼피툭 크릭 산불은 현재 진화선 안에서 통제 가능한 단계로 전환됐다. 현재의 산림 연료와 기상 조건, 투입된 진화 인력을 고려할 때 산불이 기존 경계를 넘어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단계다.
중부 오카나간 비상관리센터는 13일 신속 피해 조사팀을 투입해 손상된 전력 시설과 쓰러질 가능성이 있는 나무 등을 점검하고 있다. 대피 주민들의 귀가 가능 시점은 14일 안내할 예정이다.
오카나간 인디언 밴드 지역의 브래들리 크릭 산불도 8일 같은 통제 단계에 들어갔다. 이 산불은 1일 발생한 뒤 일주일 동안 오카나간 인디언 밴드 땅에서 주택 200채 이상을 태웠다. 불길을 피한 주택의 주민들이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은 이번 산불철 상황이 매우 혹독해졌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진화와 피해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볼드 레인지와 브런스윅 복합 산불, 페어 레이크 산불이 계속 타고 있어 대피령과 비상 대응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