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주민들 ‘노숙자 해결사’ 직접 불렀다
Los Angeles
2026.08.14 21:29
베니스 주민들 사설업체 고용해
사유지 주변 노숙자 텐트촌 정리
음식·의류 제공하며 이동 설득해
“노숙자 떠넘기기” 비판 목소리도
LA 베니스에서 주민과 업주들이 노숙자 텐트촌을 정리하기 위해 사설업체를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LA시의 고질적인 노숙자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주민들이 직접 돈을 내고 사설업체를 고용해 노숙자 텐트촌 정리에 나섰다.
폭스11은 베니스 지역에서 주민과 업주들이 사설업체 ‘고스트 타운(Ghost Town)’을 고용해 사유지 주변에 형성된 노숙자 텐트촌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고스트 타운은 일반적인 사설 경비업체와는 다르다. 전직 갱단원과 약물 중독 경험자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무기는 소지하지 않는다. 업체 측도 자신들을 공식 경비업체가 아닌 주민과 노숙자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조직이라고 설명한다.
업체 직원들은 노숙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이동을 설득하는 한편 음식과 물, 의류 등을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재활시설 등과 연결해 주고 있다. 업체 측은 노숙자에게 돈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텐트촌을 떠나는 대가로 지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로 베니스 곳곳에는 고스트 타운의 활동 지역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등장하고 있다. 일부 주민과 업주들은 업체가 활동하기 시작한 뒤 주변의 노숙자 텐트가 크게 줄고 안전도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과거 골목에서 화재와 싸움이 빈번했다며 고스트 타운이 주민과 노숙자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식료품점 직원도 텐트촌이 줄면서 고객들이 이전보다 편하게 매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도 커지고 있다. 노숙자 지원단체들은 고스트 타운이 주정부의 허가를 받은 경비업체가 아닌 데다 활동을 감독하거나 책임을 물을 제도적 장치도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노숙자 지원단체 ‘더 샤워 오브 호프’의 멜 틸레케라트네 공동설립자는 “결국 한 사람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업체가 어떤 방식으로 노숙자들을 이동시키는지 제대로 감독할 장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고스트 타운 측은 물리력을 사용하거나 노숙자들을 괴롭히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상대방이 약물에 취해 있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이 원칙이라는 설명이다.
고스트 타운을 통해 실제로 영구주택이나 재활시설에 들어간 노숙자가 몇 명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송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