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을 받던 반도체주가 다시 반등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른바 ‘빚투’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각각 4조8821억원, 4조81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9.4%, SK하이닉스는 20.9%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잔고가 늘수록 빚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됐다는 의미로, 통상 ‘빚투’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연초 1조7197억원 수준이었지만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달 9일에는 5조5353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반도체주 조정이 이어지면서 잔고도 줄어 지난 3일에는 4조2466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반등하자 신용잔고도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 12일 5조685억원으로 다시 5조원대를 넘어선 뒤 최근까지 5조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지난 1월 2일 9818억원에서 7월 14일 5조4624억원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이후 지난 4일 3조9803억원까지 감소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5조원대에 근접했다.
주가 반등이 신용잔고 증가를 자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각각 26.81%, 29.95% 급등했다. 이달 들어서도 두 종목은 지난 1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27만4500원, SK하이닉스는 16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2위 종목을 중심으로 신용거래가 다시 늘면서 전체 시장의 신용잔고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전체 신용잔고는 지난 3일 27조4439억원에서 7거래일 연속 증가해 지난 13일 30조9263억원까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가 최근 조정을 거친 뒤 재차 상승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유입되는 신용자금도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금리 인상과 AI 투자 지속성, 이란 사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 등으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4.5배와 3.7배 수준”이라며 “다만 현재는 네 가지 우려가 해소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돼 3분기부터 본격적인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대와 AI 인프라 기업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반도체주가 반등했다”며 “AI 인프라 기업의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국내 반도체주 투자 소식 등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