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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중국 내수는 잊어라? 따로 크는 중국 기업 7곳

중앙일보

2026.08.16 23:37 2026.08.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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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중국 경기가 살아나야 중국 주식이 오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국 내수는 죽을 쑤는데 해외 판매는 70%씩 뛰고, 미국 AI 투자에서 돈을 버는 중국 기업도 있습니다. 관세가 높아지자 공장까지 중국 밖으로 옮겼습니다. ‘중국 경제’와 따로 움직이기 시작한 중국 기업들. 차이나 쇼크 2.0의 잠재적 승자 7곳을 뜯어봤습니다.
中 불황인데 수출은 24% 늘었다?
BNP파리바증권에서 아시아·태평양 주식 리서치를 총괄했던 마니시 레이차우두리는 10일 로이터 기고에서 ‘차이나 쇼크 2.0’의 잠재적 승자로 7개 중국 기업을 꼽았습니다. 중국 경제가 부진한데도 오히려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업들입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그 배경에는 지금 중국 경제의 묘한 엇박자가 있습니다.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안에서는 안 팔리는데 밖에서는 잘 팔립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4.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5월 -0.6%, 6월 1.3%에 머물렀습니다. 반면 7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4% 급증했고 무역흑자는 113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무역흑자는 다시 1조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 첫 번째 차이나 쇼크 때 중국은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세계의 공장’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미국과 유럽이 관세와 규제를 높이자 중국 기업들은 제품이 아니라 공장 자체를 해외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대신 해외에서 연구하고, 생산하고, 판매하는 겁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로이터가 차이나 쇼크 2.0의 잠재적 승자로 지목한 중국 기업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전기차·배터리의 BYD·지리자동차·CATL, 가전의 메이디·하이얼, 그리고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의 중지이노라이트·이옵토링크입니다.
① BYD|중국 가격전쟁을 해외 성장으로 덮는다
BYD의 가장 큰 고민은 판매량이 아닙니다. 많이 팔고도 얼마나 남기느냐입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전쟁이 워낙 치열해 중국 정부가 이른바 반내권(反内卷·기업들의 과도한 가격 인하와 제살깎기식 경쟁을 억제하는 정책)까지 꺼내 들 정도입니다.

BYD가 선택한 돌파구는 해외입니다. 올해 상반기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70% 이상 늘었고, 태국과 브라질, 헝가리 등에는 생산기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완성차를 수출하는 대신 현지에서 생산하면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 판매가 70% 넘게 늘었는데도 BYD 주가는 올해 하락했습니다. 중국 내 가격전쟁이 워낙 심해 해외 성장 효과를 상당 부분 갉아먹었기 때문입니다.

② 지리자동차|‘중국차’ 꼬리표를 가장 빨리 떼는 회사
지리자동차의 무기는 가격보다 글로벌 브랜드와 사업망에 있습니다. 볼보와 폴스타, 로터스 등 해외 소비자에게 익숙한 자동차 브랜드들과 연결돼 있고, 중국 밖에서 생산하고 판매해온 경험도 다른 중국 자동차업체보다 풍부합니다.

이 점에서 지리는 BYD와 다릅니다. BYD가 빠른 해외 판매 증가로 중국 내 가격전쟁을 돌파하려 한다면, 지리는 이미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사업 기반이 무기입니다. 생산시설과 유통망이 여러 국가에 분산돼 있어 무역장벽이 높아질 때도 대응할 선택지가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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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CATL|배터리 공장을 완성차 옆으로 옮긴다
CATL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입니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 글로벌 지식재산의 약 65%를 차지할 만큼 이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CATL이 지금 바꾸고 있는 것은 생산 위치입니다. 무겁고 운송비가 많이 드는 배터리는 완성차 공장 가까이에서 만들수록 물류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무역장벽까지 높아지면서 유럽 등 해외 현지생산의 이점은 더 커졌습니다.

CATL은 이제 중국에서 배터리를 만들어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완성차 업체를 따라 생산망을 세계로 옮기는 글로벌 배터리 공급자로 가고 있습니다.

④ 메이디|공장만 옮긴 게 아니다
메이디는 해외에 공장만 지은 게 아닙니다.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미국, 유럽에서 연구개발(R&D)부터 생산·유통까지 현지화했습니다. 중국에서 만든 가전을 해외에 파는 게 아니라, 현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현지에서 개발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무역장벽이 높아져도 메이디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유입니다. ‘중국산 가전’을 수출하는 회사가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 개발하고 만들어 파는 회사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⑤ 하이얼|GE 가전사업을 통째로 품었다
하이얼은 해외시장에 진입하는 방식부터 달랐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미국 GE의 가전사업부 인수입니다. 공장을 새로 짓고 유통망을 개척하는 대신, 기존 글로벌 브랜드와 유통망을 통째로 확보했습니다. 해외 현지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판매하는 기반을 M&A로 빠르게 갖춘 겁니다.

이 전략은 무역장벽이 높아진 지금 오히려 강점이 됐습니다.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대신 세계 각국에서 현지 기업처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⑥ 중지이노라이트|GPU만큼 중요한데, 대체재가 드물다
중지이노라이트는 한국 투자자에게 다소 낯선 이름입니다. 주력 제품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광트랜시버(Optical Transceiver)입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수많은 GPU가 동시에 작업하려면 막대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아야 합니다. 광트랜시버는 이때 전기신호와 광신호를 변환해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연결합니다. GPU가 늘어날수록 이를 연결하는 광통신 부품 수요도 함께 커지는 구조입니다.

중지이노라이트가 앞선 중국 기업들과 다른 점은 중국 소비보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실적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로이터는 중지이노라이트와 이옵토링크의 광트랜시버가 글로벌 AI 하드웨어 공급망에 깊숙이 들어가 있으며, 서방에서 생산되는 대체재도 많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생산능력까지 갖춰 중국에 집중된 생산 리스크를 낮추고 있습니다.

⑦ 이옵토링크|AI 수혜주가 미국 규제 타깃으로?
이옵토링크도 중지이노라이트와 함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공급망에 들어간 광트랜시버 업체입니다. 동남아시아에 생산능력을 확보해 중국에 집중된 생산 리스크도 낮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미국의 규제입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산 데이터센터 부품의 신규 모델에 대한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공급망에 들어간 것이 성장의 원동력인 동시에, 미·중 기술전쟁에서는 규제 리스크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보너스 | 위안화 오르면 빚이 줄어드는 기업들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를 둘러싼 서방의 압박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을 일정 부분 용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위안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3.6%, 유로 대비 5.5% 상승했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 기업에는 악재입니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이 올라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달러나 유로화 부채가 많은 기업에는 호재입니다. 위안화로 환산한 외화부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수혜 후보가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Sinopec)입니다. 유로화 표시 부채가 많아 위안화가 유로 대비 강해질수록 부채 부담이 줄어듭니다. 에어차이나·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3대 국유 항공사도 항공기 구매와 리스로 막대한 달러 부채를 안고 있어 위안화 강세가 부채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냅니다.



배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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