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경기 침체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중국 경제와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나선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3%에 그치고 소비가 둔화한 반면, 7월 수출은 24% 급증했다.
중국 기업들의 생존 전략도 구조적 진화를 맞았다. 값싼 노동력 기반으로 완제품을 수출하던 ‘차이나 쇼크 1.0’과 달리, ‘차이나 쇼크 2.0’은 무역 장벽을 피해 공장과 연구개발(R&D) 거점 자체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블룸버그는 전기차·배터리, 가전, AI 공급망 등 3대 축의 7개 기업을 대표적인 잠재적 승자로 지목했다.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은 중국 내 가격 전쟁의 한계를 해외 거점화로 돌파하고 있다. BYD는 상반기 해외 판매량을 70% 이상 늘린 데 이어 태국·브라질·헝가리에 생산 기지를 세워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폴스타·로터스 등 기확보한 글로벌 브랜드와 해외 유통망을 무기로 ‘중국차’ 꼬리표를 뗐다. 세계 1위 배터리사 CATL은 물류비 절감과 보호무역 회피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공장 인근으로 생산망을 전진 배치하며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을 굳히고 있다.
가전 업계는 ‘중국산 수출’ 프레임을 벗어나 완전한 현지 기업 모델로 안착했다. 메이디는 동남아·중남미·미국·유럽에서 R&D부터 생산·유통까지 전 과정을 현지화해 각국 맞춤형 제품을 생산한다. 하이얼은 2016년 미국 GE 가전사업부를 통째로 인수해 기구축된 브랜드와 유통망을 일거에 확보함으로써 무역 분쟁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글로벌 사업 기반을 완성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붐 속에서는 핵심 하드웨어 공급사가 수혜를 입고 있다. GPU 간 대규모 초고속 통신에 필수적인 광트랜시버를 제조하는 중지이노라이트와이옵토링크는 글로벌 시장에서 서방 대체재가 드문 핵심 위치를 차지했다. 동남아 생산 라인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으나, 미국의 신규 부품 수입 금지 검토 등 미·중 기술 패권 전쟁에 따른 규제 리스크는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이밖에 위안화 절상으로 혜택을 보는 중국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이다. 유로화 표시 부채가 많아 위안화가 유로 대비 강해질수록 부채 부담이 줄어든다. 에어차이나·중국남방항공·중국동방항공 등 중국 3대 국유 항공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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