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란전쟁에 대한 지원 요청을 거부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한국)을 돕는데 개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한국 정부가 이란전쟁에 대한 지원 요청을 거부한 점을 언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의 이란전 지원 요청 거부를 비난하며 한·미 연합 훈련의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것에 이은 더 강경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 요청에 대한 응답이 있었다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한 한국 정부를 더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전쟁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이 이를 사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전날 SNS에 관련 언급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정상간에 나눈 통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환영 만찬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그는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한국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를 좀 도와줄 수 있나. 이란 문제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원한다면 손을 좀 보태달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그는 ‘아니오. 사양하겠다’(No, thanks)고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사양에 “잠깐만요. 우리는 3만9000명의 병력을 주둔시켜 이웃 김정은으로부터 여러분을 지키고 있는데 이란에서 진행될 아주 쉬운 군사 작전을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3만9000명은 실제 주한미군 병력 약 2만8500명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숫자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이란전 지원 요청에 대해 “우리는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며, 이에 대해 그는 “그렇다면 우리는 왜 당신들을 돕는 데 개입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미국이 수행하는 이란전쟁을 지원하지 않는데, 미국이 왜 한국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한국과 미국이 하반기 정례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진행한 17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장비들이 계류되어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의 '매우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합동군사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과거 집권 1기 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청해 일부 관철했으나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를 되돌렸다면서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까지 거론하며 “그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보호할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연합훈련 축소 지시의 배경으로 내세운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과 관련 ‘대화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는 질문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이 대화 제의에 왜 반응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가 응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기자들이 재차 ‘김정은이 응답했느냐’고 묻자 그는 잠시 뜸을 들인 뒤 “그렇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김정은과의 대화가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2019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SNS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 축소로 동맹국보다 북한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나는 상황을 훨씬 더 안전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항상 나를 매우 존중해왔고 우리는 여러 차례 만났다”며 “나는 그를 이해하고 그도 나를 이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