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이민자 최대 240만 명 감소 전망 가족·취업이민부터 DACA 영주권까지 규제
지난 2019년 LA다운타운 연방청사 앞에서 DACA 폐지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상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강화가 불법체류자 단속을 넘어 합법 이민 전반으로 전방위 확대되고 있다. 가족·취업이민과 난민 수용에 잇따라 제동이 걸린 데 이어, 서류미비 청소년 추방유예제도(DACA) 수혜자의 영주권 취득 통로까지 좁아졌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모든 합법 이민 분야에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전미정책재단(NFAP)은 이 같은 정책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동안 합법 이민자 수가 당초 전망치보다 150만~240만 명가량 급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존 대비 33~50%에 달하는 감소율이다.
가족이민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무부는 지난 1월 공공 복지혜택 이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75개국 출신자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 수속을 일시 중단했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입국 제한 대상까지 합치면 중복 국가를 제외하고 총 93개국이 영향권에 들어든다. 이들 국가 출신 가운데 2023회계연도 기준 영주권 취득자는 48만1460명에 달하며, 이 중 20만6550명은 시민권자의 직계 가족(배우자·자녀·부모)이었다.
추첨식 영주권인 다양성비자(DV)와 난민 수용 규모도 대폭 줄었다. 약 5만5000명에 달하는 DV 당첨자의 후속 수속 절차가 전면 중단됐으며, NFAP는 난민 정책 강화로 향후 4년간 예상 유입 인원이 약 47만 명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영주권 심사 문턱도 대폭 높아졌다. 국토안보부(DHS)는 지난달 ‘공적부조(public charge)’ 규정을 강화해 신청자의 소득 수준과 향후 복지혜택 이용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할 수 있도록 심사관의 재량권을 대폭 확대했다. 취업이민 분야에서도 전문직 취업비자(H-1B)의 최소 임금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등 규제안이 추진 중이다.
DACA 수혜자의 영주권 취득 길목도 봉쇄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연방 법무부 산하 이민항소위원회(BIA)는 지난 13일 DACA 수혜자의 ‘어드밴스 패롤(사전여행허가)’과 관련한 기존 판례 해석을 번복했다.
그동안 DACA 수혜자는 학업·취업·인도주의적 사유로 사전여행허가를 받아 해외에 나갔다 재입국하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밀입국자라 하더라도 이 같은 정식 재입국 기록을 확보하면 시민권자와 결혼할 경우 국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전여행허가를 받아 출국하더라도 과거 불법체류 기간에 따라 최대 10년의 재입국 금지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 사실상 ‘해외 출국→합법 재입국→영주권 신청’으로 이어지던 합법화 우회 통로가 차단된 셈이다. 다만 이미 사전여행허가를 이용해 출국 후 재입국을 마친 경우에는 이번 결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국내 DACA 수혜자는 약 45만5000명이며, 가주에만 약 12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코넬대 로스쿨 연구 팀은 DACA 수혜자의 약 60%가 이번 조치로 인해 10년 재입국 금지 규정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FAP는 강제 추방과 임시보호신분(TPS) 종료 등을 포함한 이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오는 2028년까지 약 1900만 근로연수(worker-years)에 달하는 노동력이 손실되고, 미국의 상품·서비스 총생산도 누적 1조9000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