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A 등 각 지역 타깃과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 앞에는 개점 전인 이른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손으로 누르고 주무르는 말랑한 촉감의 ‘스퀴시(squishy)’ 장난감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세대를 사로잡고 있어서다. 특히 스퀴시 장난감의 일종인 ‘니도(NeeDoh)’는 입고되기가 무섭게 품절 대란을 빚고 있다. 입고 소식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되면 매장으로 구매객이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
니도를 직접 만지며 제품을 리뷰하는 영상. [SNS 캡처]
최근 이은주(44·풀러턴)씨는 딸에게 니도를 사주기 위해 지난 8일 이른 새벽부터 타깃 매장을 찾았다. “학교 친구들이 다 하나씩 갖고 있다”는 딸의 말에 오전 6시부터 줄을 선 것이다. 이씨는 이날 니도 구매에 성공했지만, 해당 매장은 가구당 1개로 구매 수량까지 제한할 정도다.
스퀴시는 내부에 찰흙처럼 말랑한 물질이 들어 있어 누르고 늘리고 비틀고 쥐어짜는 대로 모양이 변했다가 손을 놓으면 원형으로 돌아오는 촉감 장난감이다. 만두와 치즈, 과일, 빵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전문 장난감 매장에서도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LA의 유명 장난감 매장 ‘킵스 토이랜드’는 최근 아이스크림 모양의 니도 제품을 입고했지만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이 매장에서 20년간 근무한 직원 안드레이 아모디아(40)는 이 같은 광경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모디아는 “보통 한 번에 니도 300개 정도를 주문하는데, 제품이 들어오는 날이면 2시간 만에 완판된다”며 “물량이 꾸준히 공급되는 것도 아니어서 매일 니도 재고를 묻는 손님만 수십 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가 구입한 니도 제품. [SNS 캡처]
실제 아마존의 촉감 장난감 부문 인기 제품 상위 3개 중 2개를 니도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정육면체 모양의 니도 제품은 월평균 약 10만 개씩 팔려나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퀴시 열풍은 알파세대(2012~2024년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ABC뉴스는 니도를 포함한 스퀴시의 인기가 아동과 10대를 넘어 젊은 성인층, 이른바 ‘키덜트(Kidult)’로까지 급격히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직장인 박지윤(25)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장난감인 줄 알았는데 특유의 말랑한 촉감 때문에 계속 손이 간다”며 “특히 업무 중 집중력이 떨어질 때 주무르고 있으면 긴장이 풀리고 다시 일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제품을 누르고 늘리는 영상이나 언박싱, 수집품 인증 콘텐츠는 폭발적인 수요를 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틱톡에 ‘나의 스트레스 해소 테라피’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니도 영상은 조회 수 1169만 회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으로 누르고 주무르는 행위 자체가 주는 심리적 만족감을 인기 요인으로 분석한다.
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박사는 “손에는 수많은 신경이 분포해 있어 만지는 행위만으로도 촉각적 자극을 다양하게 받게 된다”며 “말랑한 물체를 반복해서 만지는 행동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스스로를 달래는 ‘자기 진정(self-soothing)’ 효과를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