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라이칭더(오른쪽 두번째) 대만 총통이 가오슝 해군기지에서 열린 연례 한광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인공지능(AI) 보너스를 모두 함께 나누겠다”며 내년에 전 국민에게 1인당 1만 대만달러(약 44만원)를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7일 라이 총통은 2027년 중앙정부 예산안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세입과 세출의 균형, 실질적인 제로 부채라는 전제 아래, 내년 2357억 대만달러(약 10조5000억원)를 증액해 1인당 1만 대만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예산이 연내 입법원(국회)을 통과하면 내년 음력설 전 지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AI 현금 보너스는 39년 만에 찾아온 경제 호황의 결과다. 라이 총통은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14.15%를 기록해 50년 만에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또한 9.64%에서 11.05%로 상향 조정됐다. 이대로라면 39년 만에 최고치”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론 AI, 고성능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가 급증한 것을 꼽았다. 라이 총통은 “대만은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공급망 분야에서 유지해 온 강점을 활용해 관련 수주·수출·투자에서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라이 총통은 현금 지급이 무차입을 전제로 한다며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또 내년 국방예산이 처음으로 1조 대만달러를 넘긴 1조1225억 대만달러(약 49조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현금살포라며 반발했다. 대만 국민당과 민중당은 지난해 야권이 주도한 “전 국민 현금 1만 대만달러 지급”을 여당인 민진당이 “위헌”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 “중국의 대만 궁핍화 전략에 편승한 것”이라며 비판했던 전례를 들며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2028년 대선을 노리는 국민당 소속의 장완안(蔣萬安) 타이베이 시장은 “차라리 2만 대만달러를 지급하라”며 비꼬았다. 황궈창(黃國昌) 민중당 대표도 지난해 라이 총통의 관련 발언을 지적하며 “이중잣대”라고 반발했다.
대만은 오는 11월 28일 라이 총통의 중간평가 격인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리는 통합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