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식씨는 "아내와 함께 다니는 세계 여행은 길어봤자 70대까지"라며 "그 뒤엔 글쓰기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박경식 제공
" 제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는 은퇴 후에 더 이상 일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거였어요. 그런데 당시 자산은 집 한 채에 퇴직금, 그리고 시골에 사둔 조그만 땅이 전부였다. "
2023년 1월 1일부로 완전한 은퇴자가 된 나는 ‘지구여행가 박경식’으로 새로 태어났다. 은퇴 3년이 채 안 됐는데 20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며 버킷리스트를 원 없이 이뤄가고 있다. 심지어 은퇴 이후 단 하루도 일하지 않았는데도 내 계좌 잔고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자산 운용 결과는 내가 봐도 놀랍다. 내 총 자산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때보다 지금 더 빨리 불어나고 있다. 퇴사할 당시 퇴직금 3억원, 명예퇴직금 3억5000만원, 그리고 나중에 전원주택 지으려고 사뒀던 땅을 판 돈까지 다 보태서 8억원이 조금 넘는 정도였다. 은퇴 후 지금까지 일 안 하고 생활비 풍족하게 쓰면서 해외여행을 다녔건만, 현재 자산은 12억원으로 불어났다
퇴직금 3억, 불리는 방법을 찾다
자회사의 준법감시인으로 발령이 나자, 내 소속은 삼성화재에서 자회사로 변경됐고 삼성화재의 퇴직금 3억원이 계좌로 들어왔다. 내 평생 만져본 일 없는 목돈이었다.
" 큰돈이 들어오니 덜컥 겁부터 나더라고요.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무조건 ‘쓰면 안 된다’는 보존 본능만 강해졌어요. 일단은 계좌에 고대로 묵혀 놨어요. "
그리고 퇴직금을 지키면서 불려나갈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재테크 관련 책도 읽고 여러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면서 목돈을 안정적으로 늘려나갈 방법을 차근차근 익혔다.
집 팔아 아내에 증여…월세살이로 전환
박경식씨는 은퇴 후 자가를 정리해 아내에게 증여하고 부부가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며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박경식 제공
나는 재직 기간에 주식을 한 주도 사본 일이 없을 정도로 투자에 문외한이었다. 그러니 돈 버는 방법이라곤 근로소득을 최대한 늘리는 정년퇴직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55세에 조기 은퇴 뒤 고정관념을 깨는 변화를 한 번 더 감행했다. 바로 은퇴 후 자가를 팔고 월세살이를 시작한 거다.
집 판 돈 7억원은 이렇게 썼다. 월세 보증금(1억원)과 4년치 월세(매월 150만원, 총 7200만원) 등 1억7200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5억2800만원은 전부 아내에게 증여했다.
" 제가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 조기은퇴, 그리고 집 판 돈을 아내에게 증여한 겁니다. 그리고 진짜 후회되는 일이 하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