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인간 프린터’가 공격당하자 백악관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나탈리 하프 백악관 보좌관 이야기다. 논란이 거세지며 과거 비밀경호국까지 하프가 지나치게 트럼프에 밀착하는 걸 우려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나탈리 하프 백악관 보좌관. AP=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민주당의 잠룡으로 거론되는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조지아)의 저격이었다. 재선에 도전한 그는 지난 16일 유세에서 트럼프를 거론하며 “그는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카타르 군주가 선물한 하늘 위 궁전에서 나탈리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귀국하면서 이란의 암살 위협으로 인해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군용기로 갈아탄 걸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당시 트럼프와 같은 비행기에는 최측근 일부만 동승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하프였다.
백악관은 즉각 엄호 모드에 돌입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공보 담당은 엑스(X, 옛 트위터)에 “존 오소프는 버락 오바마 흉내를 내는, 보기 민망하고 여성적인 연극반 학생”이라고 올렸고, 스티븐 청 공보국장은 오소프에 대해 “정치권에서 가장 비굴한 패배자”라고 했다.
트럼프는 관련 질문을 하는 언론까지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 17일 백악관에서 크리스틴 홈스 CNN 기자가 오소프의 발언에 대해 묻자 트럼프는 미국의 코미디 캐릭터 피위 허먼에 그를 빗대며 “피위 허먼 닮은 사람 말이냐. 아니다. 나는 차라리 다른 일들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홈스가 다른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무례하다” “조용히 하라” “당신은 가짜 기자이고, 가짜 뉴스를 보도한다”고 쏘아붙였다.
백악관도 신속대응 엑스 계정에 홈스의 질문 영상을 올리며 “언젠가 당신의 자녀들은 당신이 던진 역겹고 비인간적인 질문을 접하게 될 것이며, 혐오감을 느끼고 창피해할 것”이라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이처럼 맹렬하게 반격하는 건 트럼프가 하프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백악관 부대변인을 지낸 새라 매튜스는 17일 CNN에 출연해 “하프의 트럼프에 대한 집착 때문에 경호국도 우려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2024년 대선 캠프는 여름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하프가 (트럼프 소유의)베드민스터 골프 클럽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그에게 방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하프는 우회로를 찾아, 여름 내내 여성 라커룸에서 지냈다”면서다.
하프는 휴대용 프린터를 들고 트럼프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언론 보도와 e메일 등을 즉석에서 출력해 건넨다고 해서 ‘인간 프린터’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골육종 투병을 한 그는 2018년 트럼프가 임상시험을 폭넓게 허용하는 법을 마련하면서 실험적 치료를 받고 생명을 구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복수의 미 언론은 하프가 트럼프에게 “당신은 내게 중요한 전부” “내 생의 수호자” 등의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