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산 정상에 머물며 한 달 동안 구름을 촬영하고 6만 위안(약 1200만원)을 받는 이색 단기 일자리에 3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대학을 갓 졸업한 23세 청년이 전문 사진작가들을 제치고 최종 선발됐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라오쥔산 풍경구는 지난달 초 ‘운해 관측원’을 모집했다. 근무 기간은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이다.
관측원은 산 정상에서 생활하며 매일 운해를 관찰하고 구름 풍경을 촬영해 관광지 측에 영상을 제공하는 일을 맡는다. 보수는 6만 위안이며 숙소도 무료로 제공된다.
라오쥔산은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중국의 대표적인 도교 성지 가운데 하나다. 산을 뒤덮은 짙은 안개가 구름바다처럼 펼쳐지는 운해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3500명 지원…전문가 제친 23세 대학 졸업자
한 달에 약 1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용 공고는 중국 온라인에서 빠르게 화제가 됐다. 공고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3500명 이상이 지원했다.
지원자들은 지정된 해시태그를 넣은 영상을 제출했다. 관광지 측은 영상의 ‘좋아요’와 공유 횟수 등을 비롯해 콘텐트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수천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첫 운해 관찰자로 뽑힌 사람은 허난성 출신 리쓰천(23)씨였다. 대학을 갓 졸업한 리씨는 여러 전문 사진작가를 제치고 최종 선발됐다.
리씨는 한 달 동안 산 정상에 머물며 매일 오전 5시부터 촬영에 나섰다. 일출 전부터 일몰 이후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촬영했다. 운해뿐 아니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의 변화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근무 기간 영상 촬영과 편집뿐 아니라 색 보정과 드론 조종 등 다양한 기술을 익혔다고 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지 못하는 날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촬영 영상은 관광지 소유…SNS 팔로워 6000명 넘어
리씨가 업무 중 촬영한 운해 영상의 저작권은 라오쥔산 풍경구에 귀속된다. 대신 그는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산 정상에서 생활하며 촬영하는 과정과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꾸준히 공개했다. 현재 그의 SNS 팔로워는 6000명을 넘어섰다.
리씨는 자신의 지원 영상이 화제가 된 데 대해 감사하다고 하면서도 아직 자신을 ‘인플루언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앞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찾으면서 SNS 활동을 부업으로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오쥔산 풍경구는 앞으로 운해 관찰자를 추가로 선발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풍경구 관계자는 이미 정규직 영상 제작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들과 다른 시선으로 라오쥔산을 담아낼 ‘제3의 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